소외 계층 생존 연료 세금 포기하면 국가 운영 자신 없나?
소외 계층 생존 연료 세금 포기하면 국가 운영 자신 없나?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18.03.0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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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이타임즈] 국회 단골 입법 발의 아이템중 하나가 서민 난방 연료 세금 이슈다.

등유, 프로판 같은 서민 난방 연료에 부과되는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입법 발의는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뛰쳐 나온다.

최근 국회 정유섭 의원이 등유 개별소비세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의 입법 발의는 심심치 않게 제기되어 왔다.

난방연료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국회 제안이 반복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먼저 이들 연료에 세금을 부과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등유와 프로판에 부과되는 세금의 당초 명칭은 ‘특별소비세’였다.

잘 알려진 것 처럼 특별소비세는 사치성 소비재에 중과세하기 위한 만들어진 목적세이고 부과 대상은 보석류와 고급시계를 비롯해 오락용 사행기구, 총포류, 향수와 녹용 등이 해당됐다.

등유와 프로판도 특별소비세 부과 대상중 하나다.

그런데 시대와 환경이 바뀌고 도시를 중심으로 도시가스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면서 등유와 프로판이 소외 지역 서민 연료로 전락되는데도 특별소비세는 어김없이 부과되어 왔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못하는 도심 달동네나 소도시, 농어촌 등에서 등유와 프로판은 여전히 고급 보석과 마찬가지의 사치품으로 해석됐고 그래서 특별소비세를 부담해왔던 것이다.

이들 서민 난방연료에 매겨지는 특별소비세가 세금 부과 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에는 대통령 후보자 공약으로 내세워지기도 했다.

그런데 서민 난방 연료에 부과되는 특별한 세금을 면제하는 대신 정부는 2008년, ‘특별소비세’를 ‘개별소비세’라는 명칭으로 변경하며 지금까지 유지시키고 있다.

‘사치품 같은 특별한 소비재에 부과되는 세금’이라는 이미지 대신에 ‘개별 소비재에 부과되는 일반적인 세금’처럼 비춰질 수 있는 조치를 취한 것인데 실제 부과 대상이 바뀐 것은 거의 없다.

개별소비세법 1조에 따르면 개별소비세는 특정한 물품, 특정한 장소 입장행위, 특정한 장소에서의 유흥음식행위 등에 부과된다.

특정한 물품이나 장소, 행위도 나열하고 있는데 보석, 귀금속, 고급 시계, 고급 융단, 고급 모피, 고급 가구 등 사치성이 있거나 고급으로 인식될 수 있는 소비재들이 여전히 부과 대상이다.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같은 사행성 사업장이나 골프장도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이다.

특별한 소비재에 부과되는 세금에서 개별 소비재에 매겨지는 세금으로 명칭은 바뀌었지만 속 내용은 그대로이니 이제는 등유나 프로판을 사치성이 있거나 고급 소비재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이제는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주문할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국회 발의가 반복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렇게 외쳐도 정부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되고 여야 정파를 떠나 국회 입법 발의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줄기차게 등을 돌이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가스 보급률이 82%에 달하는데 보급망은 경제성이 확보되는 도시 위주로 구축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가구 밀집도가 떨어지는 농어촌이나 도서 산간, 빈민촌 등의 소외 지역에서는 편리하고 안전하며 가격도 낮은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선택의 여지 없이 개별소비세가 매겨지는 등유나 프로판을 직접 구매하거나 배달시켜가며 불편 그리고 상대적으로 높은 연료 비용을 감내하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의 보편적 사용을 사회 복지의 한 축으로 규정하고 동절기 저소득 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가스 소외 지역의 저소득 소외 계층은 정부가 지원하는 에너지 쿠폰으로 등유나 프로판을 구입하고 있다.

등유나 프로판은 소외된 계층의 생존 연료인 것인데 여전히 사치품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매겨지고 있다.

소외 계층이 한 겨울 취사 난방하며 버텨낼 수 있는 등유와 프로판 같은 생존 연료에 대해서 개별소비세를 면제해줄만한 사회적 아량 정도는 이제 베풀 때가 되지 않았는가?

소외 계층이 생존 연료를 구매하면서 부담하는 세금 정도 포기한다고 국가 행정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우리 정부의 능력이 부족한가?

한파로 호됐던 겨울을 보내고 봄을 앞둔 날, 때마침 등유 개별소비세 폐지 법안이 발의되는 것을 지켜보며 떠오르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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