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매출 한 곳당 126억, 경유 판매량은 7년새 3.6배 ‘↑’
도공 기름값 인하 경쟁 유도로 영업 이익률 0.4% 그치기도
‘임대료 내면 적자*종업원 급여 지급도 부담’ 임차 업체 불만

▲ 고속도로 주유소가 전국 최저 수준으로 기름값을 낮추면서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마진은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한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기름 주유를 위해 차량이 줄을 서 있는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생산성본부 연구 보고서 ‘기름값 결정 개입 요소 줄여야’ 제안-

고속도로 주유소들의 연평균 석유 매출액이 전체 주유소 평균 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공사의 정책적인 석유 판매 가격 인하로 고속도로 주유소의 경유 판매량은 최근 4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익단가 즉 마진 하락폭은 커지고 있고 심지어 적자를 보고 있다는 고속도로주유소 운영자들의 불만도 제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공사가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한 ‘휴게시설 운영서비스 평가 제도 개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도로 주유소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2016년 기준 126억7258만원으로 분석됐다.

임대를 포함해 민자, 도로공사 직영 등 총 186개 주유소에서 올린 매출이 2조3571억원을 기록한 것.

이 같은 매출은 전국 주유소 평균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유소협회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매년 주유소 영업 현황을 분석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인 2014년 자료에 따르면 주유소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37억9035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대비 고속도로 주유소 매출액이 3.4배 수준 높은 셈이다.

석유 소비 정체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주유소 석유 판매량은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산성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도로공사 고속도로주유소의 2010년 휘발유 판매량은 3억2000만 리터에 그쳤는데 2017년에는 7억5500만 리터로 두배 이상 늘었다.

 

경유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3억6100만 리터에서 13억1900만 리터로 3.65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각각 15.5%와 25.4% 늘어나는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고속도로 주유소 석유 판매량 증가세는 확연하게 두드려졌다는 평가다.

◇ 판매량 늘고 마진은 줄고

석유 판매량이 늘어나고 매출액도 전국 평균 보다 월등하게 높지만 정작 석유 판매 마진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대비 지난 해 석유 판매 마진이 60~70% 선까지 낮아진 것.

도로공사 내부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 마진은 2010년 기준 리터당 129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71원까지 떨어졌다.

 

경유 판매 마진 역시 122원에서 85원으로 낮아졌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이익 단가를 보였던 2016년의 마진은 휘발유가 리터당 70원, 경유가 72원을 남기며 당시 주유소 업종 전체 영업 이익률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2016년에 고속도로 주유소는 평균적으로 휘발유 1리터를 1158원으로 매입했고 1228원에 판매하며 70원의 매출이익을 올렸다.

여기에 도로공사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판매관리비 등의 비용 까지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다.

 

100원 짜리 휘발유 팔아 0.4원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경유 영업이익률도 0.7%에 불과했다.

◇ 알뜰주유소 기름값 보다 낮게, 과도한 경쟁 내몰려

고속도로 주유소 영업이익율이 바닥을 친 배경은 과도한 가격 경쟁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은 한 때 전국 평균 보다 높았는데 현재는 석유 판매가격이 가장 낮은 알뜰주유소 평균 보다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

생산성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고속도로주유소 석유 판매 가격은 전국 평균 보다 리터당 25원이 비쌌는데 알뜰주유소 상표가 도입되고 도로공사가 석유 공동구매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기름 판매 가격이 가장 낮은 전국 알뜰주유소 평균 보다도 싸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도로공사 알뜰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정유사 평균 보다 리터당 56.32원이 낮았고 전국 알뜰 평균 보다도 23.39원이 저렴했다.

경유 판매 가격 역시 정유사 보다는 리터당 50.08원, 알뜰 평균 보다는 17.13원이 낮았다.

한 때 전국 평균 보다 기름값이 높았던 고속도로 주유소들이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주유소협회 등은 도로공사의 부당한 경영 개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유소 위탁 운영 연장 권한을 가지고 있는 도로공사가 평가 과정에서 주유소 위탁 운영 사업자의 기름값 인하 노력 항목에 대한 배점을 높게 배정하고 석유 판매 가격 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인데 도로공를 상대로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한 상태다.

고속도로주유소 운영자들도 도로공사의 기름값 인하 유도 정책에 불만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성본부가 고속도로 주유소 현장 소장과 관련 협회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에 따르면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종업원 급여 지급도 부담이 되고 있다’, ‘매출 이익에서 카드수수료 및 임대료를 제외하면 적자이다’, ‘이익을 줄여 가격을 인하하는 (도로공사의) 지표가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생산성본부는 고속도로 주유소의 석유 판매가격 인하 노력에 대한 도로공사의 평가 배점을 낮춰 기름값 결정 개입 요소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제안한 상태인데 도로공사측은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휴게시설처 관계자는 “서비스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 연구 용역을 맡긴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반영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생산성본부에서 제안한 개선방안을 언제부터 어느 정도 반영할 지에 대해 아직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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