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가스 중화처리시설, 23종 독성가스 중화처리 기능 갖춰
VR교육시스템, 가상현실 활용해 실전적 훈련 가능
시험인증동, 독성가스 검지기 시험 인증 수행…내년 7월부터 가동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기자가 산안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유난히 바람이 거세고 쌀쌀했던 날이었다. 그 맹렬한 추위 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듬직하게 서 있는 산업가스안전기술센터(이하 산안센터)의 모습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에서 기자는 산안센터에 대한 신뢰감도 느꼈다.

기자가 산안센터 정문을 통과했을 때는 생각보다 넓었던 부지, 복잡하고 커보였던 장비와 건축물들에 압도됐다.

실제로 산안센터는 부지면적 3만1706㎡, 건축 연면적 6716㎡에 건축물 6개동에 이르는 대규모 시설이다.
거대한 규모만큼 기능도 다양하다. 산안센터 내에 설치된 6개 건물은 각각 친환경연구, 시험인증, 진동시험, 전문가 양성교육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외관 뿐 만 아니라 첨단기술이 응축된 장비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산안센터 내부의 모습도 듬직함 그 자체였다.

23종에 이르는 독성 산업가스를 중화처리 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갖췄고, 첨단기술인 가상현실을 활용해 훈련자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도 가능했다.

특히 중화처리시설의 경우 독성 산업가스를 다루는 시설이기 때문에 4중 누출방지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안전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날 가스안전공사의 한 관계자는 “산안센터가 국내 산업가스 안전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컨트롤타워의 역할 뿐 만 아니라 그 이상도 가능할 것 같은 첨단기능을 가진 산안센터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봤다.

▲ 산업가스중화처리 옥외설비의 모습.

◆ ‘환경지킴이’ 산업가스 중화처리시설

최근 환경문제는 전 사회적인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이에 발맞춰 산안센터는 산업가스 처리시설을 앞세워 ‘환경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산안센터의 핵심기능인 산업가스 중화처리시설은 독성이 강한 폐 산업가스를 중화처리 해 깨끗한 상태로 공기 중으로 돌려 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산업가스 중화처리 시설은 5개의 산업가스 계열별 처리실과 4개의 대기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실린더캐비닛-내실-외실-복도까지 차례로 음압구조로 설계돼 4중의 안전관리 시스템으로 설계돼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23종의 산업가스를 선정하고, 이 23종의 가스를 특성에 따라 독가, 독맹, 독불, 독산, 독알 등 크게 5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독가계열 가스는 극인화성가스로 대부분 수소 첨가 무기화합물로 돼있다. 재(Ash) 등 입자가 발생하는 가스로 필터를 통과시켜 안전하게 중화처리 한다고 한다.

독맹계열 가스는 극인화성가스 중 1차 연소처리 및 흡착처리 후 발생하는 물질들이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1차 연소처리 후 습식 스크러버라는 장비를 통과시켜 유해물질을 제거한 뒤 안전하게 처리한다.

독불계열은 화합물에 불소가 포함된 할로겐가스여서 대부분 산성과 부식성을 띠고 있다고 한다. 1차 연소처리 후 필터를 통해 재(Ash)를 제거하고 알칼리계열 습식스크러버를 통과시켜 중화처리한다.

다만 중화처리 된 가스가 악취가 심하므로 습식 전기집진기, 활성탄 필터를 통과시켜 먼지, 악취까지 제거하게 된다.

독산‧독알계열 가스는 각각 산성, 알칼리성을 띄는 산업가스를 일컫는다. 각각 반대성향을 가진 습식 스크러버를 통과시켜 중화시킨다.

▲ 가상현실기반 교육시스템의 모습.

◆ 첨단산업의 ‘산물’ 가상현실기반 교육시스템

기자가 VR교육훈련장을 방문했을 때는 교육실이라기보다는 마치 영화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3D안경에 대형 스크린, 게임기 컨트롤러처럼 보이는 장비들이 벽을 따라 줄지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익숙한 교육장 분위기와는 달리, 교육내용은 긴박하게 진행됐다. 교육자가 3D안경을 착용하면 실전을 가정한 가상현실을 보여주고, 안전관리자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VR 교육훈련 시스템의 장점은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훈련자를 직접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반복 훈련을 할 수 있어 가스안전분야 교육훈련시스템으로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VR 교육훈련 장비들의 면면을 보면 먼저 대형 파노라마 스크린은 7680x1080 해상도의 대화면 구현이 가능해 단체 교육에 적합하다.

몰입형 훈련시스템은 총 6대로 구성돼 있어 동시에 개별훈련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360° 몰입형 가상공간을 구현한 시스템으로 이동식 거치대에 장착된 고성능 PC에서 대용량 3차원 환경을 구축한다. 교육자가 HMD를 착용하면 실제와 유사한 3D 환경에서 구현된 각 안전사고 시나리오를 통해 안전 교육 및 훈련을 받는 개인형 학습 훈련 시스템이다.

개인용 학습시스템은 독성가스 안전취급을 위한 VR기반 훈련콘텐츠를 키오스크 타입 장치를 활용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5명의 인원이 동시에 개별 학습 수행이 가능하도록 총 5대의 개인용 훈련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장비의 추가 및 콘텐츠 추가에 따른 시스템 확장이 가능하도록 구현돼 있다.

▲ 산안센터 관계자가 POU스크러버 인증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 시험인증동, 독성가스 검지기 인증이 핵심…본격적인 업무는 내년 7월부터

시험인증동의 첫 인상은 3개의 시험실과 빼곡하게 들어찬 기계들, 그리고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관제실까지 시험실다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시험인증동의 주요업무는 산업가스 안전기기인 독성가스 검지기, POU 스크러버의 성능평가다. 이를 위해 시험인증동은 3개의 시험실과 37종 90점의 장비를 갖췄다.

독성가스 검지기는 독성가스를 검지해 독성가스가 누출될 경우 그 사실을 알려 신속한 초동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기기다.

POU 스크러버는 반도체, LCD 등 독성가스나 지구온난화 가스를 취급하는 산업현장에서 가스를 중화처리 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시험인증동은 아직 산업가스 안전기기 시험인증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산업가스 안전기기들이 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을 받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업가스 안전기기에 대한 인증제도는 전무한 실정이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논의한 끝에 지난해 10월 산업가스 안전기기들도 KS인증을 받도록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하 고법)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산업가스 안전기기도 내년 11월부터는 KS인증을 받은 제품만을 사용해야 한다.

고법 개정 후속조치를 위해 가스안전공사는 ‘안전설비 인증로드맵 수립 추진단’을 구성했다. 양해명 안전관리이사가 추진단장, 문종삼 가스안전연구원장이 총괄팀장을 맡아 법령개정 분과 등 업무별 4개 분과와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추진단은 독성가스검지기는 ISO/IEC 국제기준을 바탕으로 KS표준 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POU Scrubber는 KS표준안을 준비하고 있다.

산안센터 관계자는 “KS표준 제정, KOLAS시험기관 인정 그리고 KS인증기관 지정범위 확대 등 주요 준비 사항을 완료하고, 2019년 7월부터는 안전설비 인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