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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주유소 기름값 어떻게~’ 고민 깊어지는 도공위탁운영업체 서비스 평가 기름값 배점 축소 방안 마련
‘과도하게 낮은 기름값 책정 기준 자체가 경영 개입’ 불만 여전
주유소협회는 ‘불공정행위 공정위 제소 취하 하지 않겠다’ 고수
김신 기자  |  eoilgas@gn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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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4  13: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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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내부 자료.

[지앤이타임즈]한국도로공사는 2016년 가을 단풍철 즈음 이색적인 자료를 발표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들이 낮은 기름 판매 가격을 유지하면서 석유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를 소개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고속도로 ex-oil 주유소의 2015년 유류 판매량은 그 전년에 비해 35%가 늘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화물차 운전자들의 이용이 크게 늘어 경유 판매량이 42%나 증가했다.

자료 발표 시점인 2016년 10월 기준으로 고속도로 주유소의 유류 판매량은 2014년 보다 90% 이상 증가했다고도 밝혔다.

판매량이 2년 사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으로 전국 일반 주유소들이 판매량 감소와 마진 축소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매년 수백여곳씩 문을 닫는 현상과 대조를 이루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 배경에 대해 도로공사는 휘발유 가격이 전국 주유소 평균 보다 리터당 54원, 전국 알뜰주유소 평균에 비해서도 22원이 더 저렴한데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비 고속도로변에 위치한 일반주유소는 물론이고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고속도로주유소들도 반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 위탁 운영 연장 권한 내세워 기름값 인하 강요

석유대리점과 주유소 사업자 단체는 지난해 3월, 도로공사 본사가 위치한 경북 김천을 방문해 고속도로 주유소에 대한 도로공사의 갑질 횡포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공기업인 도로공사가 공권력을 동원해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 결정에 개입해 최저가 판매를 강요하면서 공정 시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를 소유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민간에 위탁 운영을 맡기고 있는데 위탁 계약 연장을 볼모로 기름 판매가격에 부당하게 개입하며 전국 최저가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로공사 요구대로 판매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운영 평가 점수에서 불이익을 받아 재계약 과정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고속도로 주유소 대부분은 위탁운영 계약 유지를 위해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 같은 사실은 본지 취재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본지가 확보한 도로공사 내부 자료 등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지역 본부별로 고속도로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을 산정하고 순위를 매겨 공유해 왔다.

일일 단위로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을 파악해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1위부터 순위를 매겼고 도로공사 지역본부별로도 관할 주유소 기름 판매가격을 평균 산정하며 같은 방식으로 평가했던 것.

도로공사는 주유소 위탁 사업자의 운영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해 위탁 기한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반영중인데 주유소 기름값을 얼마나 낮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됐던 셈이다.

주유소협회 등은 도로공사의 이같은 부당한 경영 간섭 때문에 고속도로 주유소들이 기름값을 전국 최저 수준으로 유지중이며 그 결과 도로공사 발표 자료 처럼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반사효과로 국도변을 포함한 일반주유소 판매량이 급증해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도로공사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해달라며 제소한 상태다.

   
▲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이 낮아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주유를 위해 차량이 대기중인 한 고속도로 주유소 전경이다.

◇ 고속도 주유소, 팔 수록 적자?

석유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고속도로 주유소들도 불만이 적지 않다.

판매 물량은 증가했지만 마진은 오히려 줄었고 매출만 늘어나 세금 부담만 커지고 있다며 울상이다.

특히 도로공사가 주유소를 포함한 휴게소 위탁 운영 연장 권한을 통해 기름값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도로공사는 주유소 평가 기준까지 바꿔가며 기름값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고속도로 주유소 평가는 각종 운영 실적 등에 기초한 계량평가 배점이 100, 서비스와 위생관리 등 비계량 배점이 100점 등 총 200점으로 책정됐는데 도로공사가 정부 석유유통브랜드인 알뜰 상표를 고속도로 주유소에 도입하면서 계량 배점이 크게 올랐다.

현재는 계량 배점이 140점, 비계량이 40점으로 변경 운영중이며 계량 평가에서도 기름값이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계량 평가 배점 140점중 주유소의 기름 구매 가격이 20점, 판매가격 평가가 60점 등 총 80점에 달하는 것.

특히 주유소 판매가격 평가중 만점인 60점을 받기 위한 기준도 강화됐다.

당초 기준은 전국 알뜰주유소 석유 평균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20원을 낮춰 팔면 만점을 받았는데 3년여 전부터는 50원을 인하하는 것으로 강화된 것.

이에 대해 한 고속도로 주유소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매일 주유소들의 기름값을 파악하고 저가 순으로 등수를 매겨 비교하는가 하면 지역본부별로도 경쟁을 시키면서 위탁 운영 연장 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기름값을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10일에 달했던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중 석유 판매량은 엄청나게 늘었지만 비정상적으로 낮은 기름값 책정을 강요받으면서 오히려 적자를 본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 도로공사, 자체 기준 변경안 마련중이지만…

고속도로 주유소 불만은 커지고 일반주유소 반발은 거세지며 불공정행위 조사까지 압박받고 있는 도로공사는 최근 자체적으로 TF를 구성해 기름값 개입 요소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 주유소 서비스 평가 기준중 기름값 항목에 적용하는 배점을 낮추는 등의 변경안을 마련중인데 주유소 업계 반발을 누그러뜨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도로공사 홍보팀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고속도로 주유소 평가 기준 변경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 자동세차기를 도입하는 고속도로주유소들이 늘어나면서 일반 주유소들의 고객 이탈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한 고속도로주유소에 설치된 자동세차기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이와 관련해 본 지가 복수의 고속도로 주유소 운영업체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위탁 운영 업체의 서비스 평가 항목중 기름값에 부여하는 배점을 현행 60점에서 40점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기름값 배점중 최고점을 받을 수 있는 기준 역시 변경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는 전국 알뜰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50원을 낮게 책정하면 기름값 배점 최고치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를 40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

하지만 도로공사 개선안이 고속도로 주유소는 물론이고 일반 주유소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한 고속도로주유소 운영자는 “정부는 알뜰주유소 자체가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고 고속도로 주유소 역시 알뜰주유소의 한 줄기인데 도로공사가 전국 알뜰 평균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내세워 고속도로 주유소는 이보다 더 낮게 판매해야 한다는 또 다른 기준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말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이 전국 최저 수준이 되도록 강요하면서 일반 주유소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공정위에 제소한 불공정행위 조사 요구를 취하할 의사가 없다”고 말해 도로공사의 자구안 마련과 무관하게 고속도로 주유소에 대한 도로공사의 부당한 경영 개입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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