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석유관리원 신성철 이사장]
석유관리원, 석유사업자 ‘감시자’에서 ‘동반자’ 역할로 바뀌길 희망
검사위주의 업무를 연구‧시험‧인증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

▲ 석유관리원 신성철 이사장.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 1000억원대 가짜경유 유통조직·농업용 면세유 유용 적발은 올해 가장 큰 성과 -

석유관리원과 석유사업자들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한지붕 두앙숙’이다. 둘은 같은 석유업계에 속하면서 여러 가지 현안을 두고 서로 머리를 맞대기도 했고, 주간수급보고 보고주체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석유관리원이 불법석유업자들을 적극적으로 단속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때때로 선량한 석유사업자들이 불합리한 단속에 피해를 입기도 하면서 업계 내에 논란을 야기한 것 역시 사실이다.

이처럼 앙숙에 가까운 석유관리원과 석유사업자들의 관계를 동반자적인 관계로 개선하는 것이 취임 후 첫돌을 맞은 석유관리원 신성철 이사장의 가장 큰 바람이다.

신성철 이사장은 “현재 석유업계의 업황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석유사업자단체와 석유관리원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제는 석유사업자들에 대한 감시자 역할이 아닌 동반자 역할로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신 이사장은 검사에 편중돼 있는 석유관리원 업무를 시험, 연구, 인증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해의 끝자락인 12월, 석유사업자들과의 ‘오월동주’를 선언한 신성철 이사장과 함께 석유관리원의 2017년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올 한해 경영적인 측면에서의 성과를 돌아보신다면.

- 저는 지난해 11월 28일 취임사를 통해 내부제도 혁신, 양손잡이 경영, 연구기능 및 기술정보 업무 강화, 성과 위주의 인사를 통한 업무 효율화 등의 경영계획을 밝힌바 있다.

지난 1년간 계획실행을 위해 석유시장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는 한편, 안정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틀마련에 힘써왔다.

또한 기관 경영혁신 추진과 제안제도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대내·외 환경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업무효율화 등 경영혁신 추진하고, 대내·외 환경분석 및 컨설팅 등을 통한 혁신체계 구축과 혁신 과제 확정, 내재화 교육 등 기관의 경영혁신의 토대를 재정립했다.

특히 석유관리원은 내부직원과 대외고객들의 창의적인 제안을 조직경영 및 업무시스템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직원들이 제안한 안건 133건 중 66건이 채택됐고, 이 중 15건은 이미 실제경영에 반영됐다.

◆ 석유사업자들과의 상생이 목표라고 하셨는데, 올해 어떤 활동을 추진했는지.

- 올해 석유관리원은 주유소 사업자 교육을 전국순회로 12회 실시하며 주유소 업계와의 상생발전 기틀을 마련했다. 이 교육에 참여한 주유소는 총 788업체에 이른다.

내년부터는 주유소업계의 교육뿐만 아니라, 석유유통협회와 협업해 석유대리점들을 대상으로한 전국 순회 교육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점진적으로 석유사업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나가며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겠다.

◆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석유제품 관리방안은.

- 석유관리원은 정부와 ‘석유제품 유통 투명성 제고 방안’을 수립해 검사사각지대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방안을 계기로 면세유와 유가보조금 불법유통에 대한 관계기관의 협력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로부터 가짜석유 제조원료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통관 석유제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역 추적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그간 미흡했던 윤활유, 항공유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LPG의 경우에는 정량검사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가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리개념이 전무했던 군납유에 대한 품질점검도 대폭 확대했다.

공군 군수사령부와의 MOU를 계기로 Jet A-1, JP-8 등 군용 항공유의 군부대 수령검사를 실시했고, 정유사 공급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품질점검을 실시했다.

◆ 올 한해 석유관리원의 최대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우선 1000억원대 가짜석유 제조유통 조직을 적발한 것을 꼽고 싶다.

석유관리원은 정유사로부터 석유중간제품 7380만 리터를 정제유 생산용으로 독점적으로 공급받아 가짜석유 제조 원료로 유통시킨 조직 18명을 적발한 바 있다. 피해금액은 약 1000억원대에 이른다.

또한 석유관리원은 농업인의 권익보호를 위해 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가짜석유 등을 공급하는 석유사업자들을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당시 125개 석유사업자를 단속해 가짜석유판매 15개 업체, 등유 불법사용 11개 업체 등 총 26개의 불법 석유사업자를 적발하는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올해 4월부터 6월까지는 경찰청, 농관원 등과 함께 집중점검을 실시해 18개 업소를 적발하는 등의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위장수입을 통한 가짜석유원료 국내유통 차단도 빼놓을 수 없다.

석유관리원은 관세청과 합동으로 가짜석유 제조 원료물질의 위장수입 적발을 위해 합동점검 실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89만5483kg의 가짜석유 제조 원료물질을 압수하는데 성공했다.

◆ 향후 주간수급보고는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신지.

- 모든 유종에 대한 수급보고기관을 석유관리원으로 일원화해 업무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부생연료유판매소, 부산물인 석유제품 생산판매업자, 주유소와 거래하는 일반판매소 등에 대한 수급보고를 수리하고 있다.

또한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지난 4월부터 수급보고를 수리하고 있고, 지난 10월부터는 바이오디젤과 석유대체연료에 대한 수급보고도 수리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최근 이슈화 된 석유중간제품도 석유관리원에서 수급보고를 수리할 예정이다.

또한 업체들의 편의를 위해 전산보고 시스템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전산보고 지원사업 공고 안내센터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활동 등을 통해 300업소에 전산보고시스템을 지원 완료했고, 수급보고제도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 중에 있다.

◆ 기타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은.

- 내년에는 주유소, 석유대리점 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상생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 석유관리원은 인력의 한계로 인해 검사업무의 비중이 높은데 석유관리원의 또 다른 기능인 시험, 연구, 인증 등의 분야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석유관리 시스템이 대폭 개편되면서 내년부터는 석유관리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경영자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활동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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