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색채연구소, 변경안으로 빨강‧초록‧파랑 제안
‘밝은회색’ 바탕일 때 파랑색은 거리 멀수록 시인성 떨어져
‘가장 안전해 보이는 색’은 초록색이 압도적으로 1등

▲ LPG용기의 변경안(자료제공=이화여대 색채연구소).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환복’ 준비를 하고 있는 LPG용기에 표기될 글자색을 두고 산업부가 고심 중에 있다. 산업부는 LPG용기의 바탕색 뿐 만 아니라 용기에 표기된 글자색도 함께 변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기 글자색 변경은 심미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안전관리 측면에서 용기바탕색을 변경하는 것 이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LPG용기에는 충전연한, 용기유통지역 등 안전관련 주요정보가 표기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량의 용기를 취급하는 LPG업계의 특성상 표기된 글자의 시인성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표기된 글자의 가독력이 떨어질 경우 관리자가 재검사기한을 놓치거나 글자색과 오인해 표면부식, 파손 등의 문제를 식별해내지 못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용기에 표기되는 글자색은 국민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인 셈이다.

물론 대국민 선호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번 LPG용기색상 변경사업은 안전관리 강화 외에도 ‘LPG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이라는 중요한 과제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안전성과 선호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글자색은 무엇일까.

연구용역을 담당했던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 측은 빨강색, 파랑색, 초록색의 세 가지 색상을 변경안으로 산업부에 제안했다. 상술한 세 가지 색상이 가장 시인성이 뛰어난 것으로 앞서 진행된 색채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는게 주된 이유다. 그렇다면 현재 용기바탕색으로 유력한 백색에 가까운 ‘밝은 회색’과 세 가지 색상의 궁합은 어떨까. 이화여대 색채연구소는 밝은회색과 제안한 글자색들과의 거리별 색차와 명도차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빨강색과 초록색은 신규 LPG 용기의 경우 모든 관찰거리에서 바탕색채와 글자색채의 명도차가 기존에 비해 더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파랑색의 경우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색차가 급격히 감소해 시인성이 빨강색, 초록색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인성 등 기능적 측면에서 파랑색 보다는 빨강색, 초록색의 기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글자색은 빨강과 초록

이화여대 색채디자인연구소는 대국민 선호도와 관련해 몇 가지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거리 한가운데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LPG용기색상 빨강, 파랑, 초록 등 총 세가지의 변경안 예시를 보여주고,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을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가장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색상은 ‘초록’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응답률을 보면 초록(52%), 빨강(33%), 파랑(21%) 순이었다. 응답자는 총 237명으로 남성 107명, 여성 130명이 조사에 응했다.

‘가장안전하게 느껴지는 색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시민들은 초록색의 손을 들어줬다. 응답률은 초록(61%), 빨강(22%), 파랑(16%) 순이었다.

이화여대 색채연구소는 온라인에서도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명동조사와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빨강색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45%, 초록색은 36%, 파랑색은 17%였다.

다만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색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초록색(64%), 파랑색(22%), 빨강색(13%) 순으로 꼽았다.

‘LPG용기 실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빨강색과 초록색의 강세가 이어졌다. LPG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선호도조사를 진행한 결과 선호도가 가장 높은 색은 초록(응답률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빨강(37%), 파랑(20%) 순 이었다. 다만 가장 안전하게 느껴지는 색으로는 파랑색(39%)을 꼽았다.

각 선호도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명동거리, 영천시장 등 실물 샘플을 활용했던 조사에서는 모두 초록색을 가장 선호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피험자가 많았던 온라인 선호도 조사에서 빨강색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탓에 종합결과에서는 빨강색(43%)이 근소한 차이로 초록색(38%)을 제치고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파랑색의 선호도는 18%였다.

다만 안전성 선호도 조사에서는 초록색(61%)이 빨강색(16%), 파랑색(21%)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로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LPG용기에 표기될 글자색은 산업부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국민 선호도나 기능성 측면을 감안할 때 빨강색과 초록색 중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LPG용기 글자색 변경 관련 국민선호도 종합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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