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公, ‘국내최초’로 영월에 에너지안전실증센터 건립
초고압가스 실증사업·방호시설인증센터 구축 완료…본격 가동
해외에만 의존했던 ‘성능인증시험’ 이제는 국내서도 가능

▲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전경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최초’, ‘최대’, ‘최고’. 이 같은 수식어들은 세계적 수준의 가스안전기술을 보유한 가스안전공사에게는 그리 특별한 수식어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타이머 콕 보급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복지에 기여하기도 하고, 해외 유수기업과의 MOU를 통해 국내기업의 수출길을 개척하는 등 사회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가스안전공사는 이번에는 ‘국내최초’로 에너지안전실증센터를 영월에 건립하며 그 어려운 일을 또 해냈다.

가스안전공사의 선진기술이 총 집약된 에너지안전실증센터(이하 에안센터)의 건립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가스안전수준을 한 걸음 더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안센터의 부속건물인 방호시설인증센터의 건립으로 국민안전 뿐만 아니라 국방분야에서도 ‘멀티플레이어’ 가스안전공사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 초고압 화재폭발 실증사업, 미래에너지 ‘수소’를 준비하다

초고압 화재폭발 실증분야에서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건립된 에안센터는 수소 등 초고압 제품의 연구개발, 신뢰성평가, 시험인증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을 갖췄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수소 등 고밀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는 시점에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측하고 적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개발‧시험인증 인프라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에안센터의 건립은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가스사고 재현 실증을 통한 사고원인분석과 가스3법의 제․개정 시 실증시험을 바탕으로 국내 현장여건을 반영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초고압 및 초저온 분야를 포함한 전분야의 가스안전 확보와 중소기업 지원으로 관련 분야 산업육성도 가능해졌다.

그동안 국내에는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지지 않아 인증 자체가 이뤄지기 힘들었고, 해외 기관에 시험을 의뢰해야만 했다. 기업에서는 제품개발 후 성능 인증을 해외 인증기관에 의뢰함으로써 제품 개발 기간이 지연됐고, 고가의 인증비용도 지불해야만 했다.

또한 핵심기술 유출로 경쟁력 약화 등의 후유증을 겪는 등 국내 가스안전기술에 대한 해외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이제 에안센터 구축으로 이런 우려를 덜고, 국내 인증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업의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초고압·초저온 가스용기 및 부품 시험인증 분야를 선도할 에안센터는 1050bar이상 시험이 가능한 초고압 수소가스 반복가압시험설비를 구축했다. 사용압력 700bar급 수소전기차용 저장용기는 물론, 사용압력 820bar급 수소 충전소용 축압용기까지 자체시험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효율적 예산활용을 위한 기존 CNG용기 시험설비 증설로 최대 500L급 이상의 초대형 CNG자동차용 저장용기의 시험까지 자체 수행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해외 시험기관 의존으로 발생한 국내제조사 국내 신기술 유출, 시험비용과 시간 과다발생 등 국내기업들이 직면했던 어려움들을 모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시험인증 인프라 부족, 개발비용 과다에 허덕이며 국산제품 개발이 어려웠던 초고압 수소 충전소용 부품까지 국산화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플랜트 기자재의 누출화재 성능 평가 시험도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된다. 누출화재란 가압된 인화성 가스 혹은 액체 분출로 인해 발생하는 화염을 일컫는다. 주로 해양 플랜트 및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발생하는데, 고압으로 방사된 화염이 다른 시설물에 빠른 속도로 옮겨 붙게 돼 플랜트 전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가스설비 누출화재가 플랜트 기자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뮬레이션 및 실증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반면, 국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가스안전공사 에안센터에서는 관련 실험을 진행해 가스 안전성 강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에안센터에 구축되는 누출화재 시험설비는 최대 4시간 이상 연속 가동할 수 있다. 센터 내 연소시험동과 집진시설을 동시에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친환경적인 인증시험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누출화재 성능시험으로 고압 및 가연성 가스의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산업용 단열재, 방화벽, 내화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과 R&D 수행함으로써 플랜트 기자재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가스안전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 사업도 시작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활용해 고압용기·부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 지원은 물론 관련 산업육성, 안전관리 강화, 수소전기차·수소충전소 관련 부품의 상용화를 위한 시험인증 등 전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관으로 해외 시험기관에만 의존했던 초고압 수소 용기와 부품까지 전량 국내에서 시험·인증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향후 안전기술 확보는 물론, 고비용 부품의 국산화로 국가경쟁력 향상과 자체연구, 실증시험, 신뢰성시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너지전환 흐름에 맞춰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음에 따라 에안센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수소자동차 및 수소충전소 분야에서 관련 부품 개발과 제조, 시작품 성능평가 및 시험인증 등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됨에 따라 국내 수소산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방호시설인증센터

◆ 이제는 국방기술까지…방호시설인증센터

우리나라는 지난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으로 갈라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북한의 도발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북한은 경제난과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 주민 불만 등 내부적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핵개발에 따른 국제사회 고립이 시작되자 도발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며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방호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2010년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국민안전을 위해 서해5도 및 이북접경지역의 민간대피소, 군 대피시설, 정부기관 충무시설 등 국가 주요 핵심시설(이하 방호시설)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방호시설에 설치하는 방폭문 등 주요 7개 방호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다.
게다가 국내 방호분야 시험인증기관이 전무해 관련방산업체는 고사상태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국내 방호시설에는 고가의 해외인증 방호제품이 설치되는 등 수입 제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더욱이 수입된 해외인증 방호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험설비를 갖추지 못해 검증조차 하지 못하고 방호시설에 설치하는 실정이어서 방호제품 품질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이에 국방부, 산업부의 요청으로 2012년 경기도 안산에 방호시설인증센터가 설립됐다.

방호시설인증센터는 2012년 8월에 방호분야 KOLAS 인정범위를 확대해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2013년 4월에 KAS 공인 제품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아 방호제품의 성능시험 및 제품인증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방호센터 사업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군 대피피설과 지자체 충무시설에 들어가는 방폭문, 가스차단문, 방폭밸브류, 역류방지밸브류, 가스차단밸브류, 가스차단접소관류, 가스입자여과기 등에 대한 성능시험 및 제품인증과 폭발실증시험, 시설검사다. 국방부에서 정한 기준에 맞춰 실험을 진행해 방호시설에 대한 내구성을 확인하고,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시설에 대한 성능을 예측하는 등 안전성을 확인한다.

방호센터를 설립해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제품인증이나 성능시험을 거친 제품만 500여개에 이른다. 2013년 2개사에 불과하던 국내 방호제품 제조업체가 17년 현재 10곳으로 5배 증가하면서, 가스안전공사 매출액도 평균 35%씩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방호산업의 안전성 및 인증분야 확대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방호센터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가스안전공사는 산업부와의 협의를 통해 방호센터를 신축,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방호센터는 강원도 영월에 들어선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부지에 지난 5월 18일, 12억4000만원을 투입해 설립했다. 830㎡ 규모에 최신 시험장을 갖춘 방호센터에는 충격관시험설비 등 모두 12종 14점의 장비가 들어섰다.

▲ 에안센터 폭발시험 사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전시 등 국가 위기상황에 자국민의 생명과 중요 시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방호시설의 방호등급을 상향시키는 추세에 있어 저압 방호제품 설치에서 고압 방호제품 설치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방호시설인증센터의 신축․이전은 큰 의미를 갖는다. 방호센터는 저압과 고압 방호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설비를 모두 갖추고, 국내 방산업체의 고품질 방호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며, 해외 방호제품과 비교해 경쟁 우위의 품질을 갖춰 해외수출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실제 폭탄을 터트려 방호제품의 내구성을 검증하는 폭발실증시험은 군․관․민의 유기적 협업이 있어야 진행이 가능한 만큼, 끊임없는 도전으로 시험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폭발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방호시설은 외부 폭압 및 유해가스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중요 시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므로 시공과 방호제품 설치 후 종합적인 관리 운영을 위한 시설검사체계를 개발 중에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40여 년 동안 쌓아온 가스안전관리기술을 접목해 방호시설검사체계를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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