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비자연대, 미세먼지관련 경유車 대책 토론회 개최
미세먼지, 심혈관계·호흡기 질환에 치명적 영향 끼쳐
국외·경유차·사업장 등 다양한 발생원인 존재…다각도 접근 필요

▲ '경유차,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안 논의' 토론회에서 좌장역할을 맡은 녹색소비자연대 강재헌 공동대표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정부가 경유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에너지세제개편 문제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경유의 세율을 올려 운송연료인 휘발유, 경유, LPG의 세율을 재조정하겠다는 것인데, ‘불필요한 서민증세’라는 반대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논란이 과열됐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유는 규제해야 마땅하다’라는 경유세 인상 찬성의견과 ‘경유에 대한 증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부작용이 환경문제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반대의견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기획재정부가 기존입장을 번복, 당분간 경유세 인상계획이 없다고 못박으면서 양측의 싸움은 잠시 휴전상태에 들어갔지만, 정부가 아직 경유세 인상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언제든 논란은 재점화 될 수 있다.

에너지세제개편 문제는 관련업계 내에선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문제인 셈.

이러한 상황에서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10일 용산역 회의실에서 ‘경유차,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방안 논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부소장이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고, 이어서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무엇인지 진단했다.

◆ 인체에 치명적인 미세먼지…동맥경화 등 유발

임영욱 부소장은 미세먼지가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발생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임 부소장은 798명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의 주요 예측지표인 경동맥의 내피 두께와 거주지의 PM2.5 농도 측정해 비교해본 결과 유의미한 통계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PM2.5 농도가 10ug/㎥ 증가 할 때 경동맥 내피 두께는 5.9%, 20ug/㎥ 증가할 때는 12.1%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 것.

임 부소장은 이 연구결과가 미세먼지가 동맹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요증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미세먼지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광산업, 운송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폐암 발병율에 대해 분석했는데, 미세먼지 노출과 폐암과의 상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임 부소장은 이 같은 미세먼지들이 대체적으로 경유차에서 많이 발생하며 향후 경유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국민들의 건강, 특히 심혈관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 국내 잔존 미세먼지, 원인은 중국?

이항구 연구위원은 발생한 미세먼지의 원인의 대부분은 중국에 있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잔존하는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의 비중은 약 34%가량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구글어스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중국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주변국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일산화탄소 뿐 만 아니라 미세먼지도 주변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중국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의 흐름(출처:구글어스).

그 외 보일러, 화력발전소 등이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경유차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친환경적인 전기차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외의 경우 경유차를 억제하고 전기차를 부양하는 정책을 오래전부터 적극적으로 펴고 있고, 실제로 대기질 개선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 환경부, ‘미세먼지, 국외영향 등 다양한 요인 존재’

국내 미세먼지 문제는 해외영향 등 경유차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해결을 위해서는 다각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날 토론에서 토론자로 나선 환경부 미세먼지 TF팀 이정용 팀장은 국내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요인은 중국 등 외국이지만, 국내요인 중에서는 경유차를 비롯해 건설기계, 사업장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평상시 중국, 몽골, 북한 등을 포함한 국외영향은 연평균 30~50%정도이며 고농도시에는 60~80% 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요인으로 한정하면,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가 29%로 1위, 뒤를 이어 건설기계(22%), 냉난방(12%), 발전소(11%), 비산먼지(10%) 순이었다.

전국기준으로 확대하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41%로 압도적으로 1위였고, 건설기계(17%), 발전소(14%), 경유차(11%), 비산먼지(6%) 순이었다.

이정용 팀장은 통계에서 나타나 듯 경유차만 한정해서 규제할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서 미세먼지를 감축해야 하며 실제로 환경부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석탄발전소의 경우에는 기존 발전소의 환경설비를 신형으로 전면교체 하고, 공정률 10%미만인 석탄발전소에 국내 최고수준의 배출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업장의 경우에는 대기오염 총량관리제 대상 사업장을 확대했고, 경유차의 경우에는 실도로 주행 배출허용기준을 지난해 7월 신설하는 한편, 노후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서의 실효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반면, 국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지난 6월 26일 경유세 인상계획을 철회했으나, 일부 환경단체 들은 꾸준히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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