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것 줄이고 버는 것 많아야" 평범한 진리가 회사 바꿔

▲ 이주석 ACS사업총괄팀장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름을 수송하는 단순한 프로세스가 지사의 역할이다. 경인지사장 시절 ‘자랑스런 대송인상’을 받을 만큼의 성과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었는지?

- 지사내 유휴지를 수익원으로 끌어 올렸다. 풀만 자라나는 땅을 택배 회사 등에 임대해 중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면서 경인지사는 약 2년동안 3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사무실의 여유 공간도 석유유통사업자들에게 임대해 한해에 수천만원씩의 수익을 올렸다.

외부용역을 주던 업무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유류저장시설은 최초 건설 이후 15년 정도가 지나면 탱크구조안전점검을 받도록 되어 있는데 경인지사는 저유탱크에서 기름을 비우는 것이나 물청소 하는 작업들을 직원들이 직접 수행하고 용접부위 샌딩이나 비파괴검사 같은 전문적인 부분만 외부기관에 의뢰해 2년동안 약 1억6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한다’ 또 ‘돈 안되는데 돈 안쓴다’, ‘돈 되는 일은 찾아서 우리가 한다’는 최고경영자의 철학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 지난 2003년 자랑스런 대송인상을 받게 됐다.

▲경인지사는 안전관련 최고 권위의 상도 받았다. 그 비결은 ?

- 안전은 송유관공사의 그 어떤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이 단순한 구호에만 그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안전과 관련해 가장 권위있는 상인 노동부 주관 ‘안전경영대상’에 도전하게 됐다. 어차피 도전한 만큼 상을 받아야겠다는 목표도 분명했지만 설령 탈락한다 해도 큰 비용없이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현장점검을 받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했다.

실제로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관리공단의 기술사와 교수 등의 전문가들은 1년여 동안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며 각종 과학적인 테스트를 벌였고 개선점이 도출되면서 시정하는 과정을 거쳐 경인지사의 안전관리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런 노력들을 인정받아 본사 차원에서 진출한 금호고속을 제치고 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대상까지 차지하게 됐다.

경인지사의 안전관리노력이 최고 권위의 상을 수상한 것도 중요하지만 심사과정의 경험이 고스란히 회사의 안전관리메뉴얼화 되어 전사적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민영화 이후 5년 정도가 흘렀다. 공기업 시절과 어떤 차이를 느끼는지.

- 공기업은 규정과 절차에 의해 일이 이뤄지게 되어 있다. 정해진 틀과 룰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배워 왔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사실 그런 노력을 해야 할 필요도 없었다. 완전경쟁에 노출된 민간기업들처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도전하고 모험하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사실 이런 노력들은 공기업의 일반적인 문화나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안정적인 공기업의 틀에서 벗어나 철저한 성과위주의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몸은 피곤하고 힘들다. 사실 경인지사장 시절 추진했던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들을 공기업 시절의 마인드로 생각해보면 ‘일만 저질러 놓은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실제로 경인지사가 탱크구조안전점검의 상당부분을 성공적으로 자체 수행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과정에서 지사 직원들은 몸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이후 다른 지사에서도 따라하고 있다. 사서 고생하고 일거리만 늘려준 셈이어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민영화 이후 ‘내가 쓰는 것은 줄이고 버는 것은 많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회사를 어떻게 바꿀 수 있고 그 성과가 조직원들에게 어떤 형태로 전달되는가를 회사의 모든 동료들이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영혁신의 노력만큼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자랑스런 대송인상을 받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 ‘자랑스런 대송인 상’은 경기에서 우승한 축구팀의 주장 자격으로 상을 받은 것일 뿐 실제로는 경인지사 전체가 상을 받은 것이다. 당시 경인지사 조직원들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다. 연봉결정의 기준중 하나인 소속팀의 단체점수가 높아지면서 경인지사 소속원들의 급여가 상향조정됐고 다른 조직보다 승진의 폭도 넓었다. 전 직원이 가족을 동반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특전도 제공받았다. 민영화되면서 회사와 조직원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굉장한 변신을 하고 있고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면에서 역시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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