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터미널 건설 없이 수요처 이동하며 가스 공급
최근 LNG 첫 도입 20개 국가 중 FSRU 비중이 70%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해 지난 2014년 인도한 엑셀러레이트의 LNG-FSRU가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모습.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평택, 인천, 통영, 삼척, 멕시코 만사니요 등 국내외 5곳에서 LNG 생산기지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신흥 LNG 수요국으로부터 천연가스 인프라 사업 참여를 요청받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FSRU(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이다.

FSRU는 해상에서 LNG선이 운반해 온 가스를 액체로 저장했다가 필요시 재기화(再氣化)시켜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설비이다.

기존의 육상터미널 건설 등의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수요처마다 옮겨다니며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일시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곳이나 지역 특성상 육상 터미널 건설이 어려운 지역에도 경제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

적은 초기투자비로 빠른 시일내에 LNG 공급을 원하는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 LNG 수요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계절적·임시적인 공급 불안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은 투자비와 이동성, 조기 가동, 상대적으로 적은 위험 등의 장점으로 인해 최근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FSRU 인수기지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FSRU는 이처럼 육상에 세우는 LNG 수입터미널에 비해 부대설비가 적고, 건조 기간도 완공까지 4~5년 가량 걸리는 육상터미널에 비해 절반에 불과해 빠르고 저렴하게 LNG를 수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소규모 물량을 수입하는 데도 적합하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신흥 LNG 수입국들의 LNG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에도 추가적으로 파키스탄, 가나 등에서도 FSRU 인수기지가 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에 신흥 LNG 수요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증가할 전망이다.

2008년 이후 신규로 증설된 LNG 인수기지는 총 73개로 이 중 26개가 FSRU·FSU(부유식 LNG 저장 설비) 형태의 인수기지였다. 특히 이  기간 처음으로 LNG를 도입하는 20개 국가들의 최초 LNG 인수기지는 FSRU·FSU인수기지가 14개로 70%를 차지했다.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해상기지는 27척이 운영 중이며 9척 건설, 83척 프로젝트가 검토 중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현재의 저유가 기조 지속과 LNG초과 공급 상황으로 인한 낮은 LNG 가격 하에서 신규 LNG 수요를 조기에 충족시킬 수 있는 FSRU·FSU 인수기지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지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현대중공업의 LNG FSRU 시운전 모습


◆ FSRU 건조, 국내 조선 3사가 주도

업계에서는 오는 201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주가 예상되는 FSRU 프로젝트는 총 22개, 2020년까지는 55개로 추정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 블루오션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근 국내 5개 해운사 공동진출 협약을 체결하고, 기반 조성 및 프로젝트 컨소시엄 파트너 선정 등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가스공사의 LNG 기화설비 노하우와 해운사의 선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기지 운영에 필요한 제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FRSU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FSRU 건조는 한국의 조선 3사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초 터키 건설사 콜린 등으로 구성된 국영벤처로부터 FSRU 1척을 수주하고 추가로 1척을 수주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가는 FSRU 1척당 약 2억3000만달러(한화 약 2636억원) 정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말에도 노르웨이 회그 LNG사로부터 2700억원 상당의 17만㎥급 FSRU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아울러 17만㎥급 LNG-FSRU의 절반 이하 크기인 8만㎥급 LNG-FSRU의 설계 작업을 지난해 12월부터 추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초 노르웨이 호그 LNG사로부터 17만㎥ FSRU 1척을 약 2700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FSRU는 우리나라 1일 LNG 소비량에 해당하는 약 7만톤의 LNG를 저장·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납기는 2019년 5월까지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FSRU 3척의 옵션도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말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자회사 ‘마란 가스’(Maran Gas)사로부터 FSRU 1척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대우조선이 수주한 LNG-FSRU는 면적 17만3400㎥, 길이 295m, 너비 46m의 규모로 안젤리쿠시스 그룹에서는 처음으로 발주하는 LNG-FSRU다.

지난 2005년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설계한 LNG-RV(LNG 재기화운반선)를 기반으로 제작 예정이어서 최고 18노트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0년 상반기 선주 측에 인도 예정이다.


▲ 삼성중공업이 2009년 호그LNG사에 인도한 14만5000천㎥ FS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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