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비리 재조사’ 질문에 ‘과거 부실 원인 면밀히 살피겠다’
‘역량 부족 불구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한 대형화 추진’ 진단
공기업 통폐합 가능성에 ‘당분간은 구조조정 통한 내실화 필요’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해외자원개발 부실 투자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석유공사가 투자한 영국 다나사의 자원개발 현장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설치를 약속했던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 대신 각 행정부처별로 과거 정부 적폐를 조사하고 개선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제시된 가운데 과거 정부 자원개발 비리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해 실패한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벌였지만 청문회 증인 출석 등을 놓고 파행을 겪으며 특위 활동 보고서 조차 채택하지 못한 체 문을 닫은 바 있다.  

하지만 자원 개발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백운규 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 서면 보고에서 부실 원인에 대한 재조사를 언급했다.

과거 정부의 국정 농단 사례 등을 조사하고 바로 잡는 취지의 적폐청산위원회 설립을 모색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가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시절 설치 운영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부활시키는 방향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업계가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움직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명박 정부에서 진행된 4대강 사업, 방위산업, 자원외교 비리를 다시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지명돼 청문회 절차를 밟고 있는 백운규 후보자는 일부 의원들의 질의에 ‘과거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 원인에 대해 다시 한번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서면 답변 형태로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 석유*가스公, 우량 자산 중심 해외 사업 재편돼야

홍익표 의원(서울 중구 성동구 갑)은 ‘과거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해외자원개발에 공기업을 동원하면서 2016년 기준으로 석유공사 부채 비율 528.9%, 가스공사 부채비율 325.4%, 광물자원공사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 있는데 이들 공기업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같은 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은 ‘해외자원개발사업 투명성, 책임성 확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데 과거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재조사 계획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백운규 장관 후보자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추진된 과거 정부의 자원 공기업 대형화 시기에 정부의 무리한 정책 목표와 공기업들의 역량 부족, 내‧외부 견제장치 부실, 차입에 의존한 외형 확대 위주의 투자로 부실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백 후보자가 언급한 시점인 2008년부터 2012년 사이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기다.

백운규 후보자는 또 ‘2015년 이후에 유가가 급락하면서 자원 공기업 부실이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해외자산을 재편하고 전략비축, 국내 도입연계 사업 등 공급 안정 기능에 집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투명성 및 책임성 확보를 위해 내‧외부 견제장치 강화,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 등 보다 철저한 검증시스템을 구축해 부실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도 소개했다.

특히 주목을 받는 대목은 ‘과거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 원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면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밝힌 점인데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 비리를 적폐 청산 대상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산업부 장관 후보자 역시 재조사 의사를 언급해 이명박 정부 당시 추진된 이른 바 ‘실패한 해외 자원개발 투자’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를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의원(부산 남구 을)은 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석탄공사 등 부실 자원 공기업의 통․폐합 또는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이에 대해 백운규 후보자는 ‘자원 공기업이 최근 자원 가격 하락 등으로 경영 상황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당분간 통폐합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축소하고 내실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장관에 취임한다면 그간의 상황 등을 재점검하고 자원 공기업 경영정상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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