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테이션 이어 송유관 주식 매각 추진

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나 투자회사 등에 대한 출자 지분 정리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일뱅크는 주유소와 충전소 관련 중개서비스와 전자상거래업체인 넥스테이션 지분 전량인 16만7000여주를(29.78%) 공동 주주사인 GS칼텍스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GS홀딩스는 이달 2일 넥스테이션에 대한 지분율이 61.4%로 계열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넥스테이션은 주유소나 충전소 등 석유유통업체들의 소모품이나 용역 서비스 등을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하는 업체로 지난 2000년 12월 설립 당시부터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공동 주주로 참여해왔다.

오일뱅크는 송유관공사의 주식도 시장에 내놨다.

오일뱅크는 이달초 송유관공사의 주주사들에게 주식 매각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오일뱅크가 보유중인 송유관공사 주식은 6.51%(146만주), 현대중공업은 6.39%(143만주)로 현대측 총 지분은 12.9%에 달한다.

이들 주식의 장부가액은 약 310억원 규모.

송유관공사 주식 매각과 관련해 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분을 전량 매각하더라도 송유관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다 불요불급한 자산은 매각하라는 것이 회사 대주주인 IPCC와 현대중공업의 요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테이션의 지분을 손절매 형식로 매각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넥스테이션과 달리 송유관공사의 주식을 실제로 매각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송유관공사 주식은 매각시 기존 주주사들에게 우선매수권이 주어 지는데 그렇다고 특정 회사 한 곳이 매각 지분 모두를 인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현 주주사들이 보유중인 지분율에 비례해 주식 매수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측이 보유중인 지분 12.9%는 원칙대로라면 정부와 SK를 비롯해 총 8개 주주사들이 각각의 지분율만큼만 인수할 수 있고 이들 주주사들이 인수를 포기한 물량에 대해서만 희망 주주사들이 추가로 인수할 수 있다.

문제는 조각난 주식으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받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현재 송유관공사는 회사 지분의 34%를 보유한 SK의 계열사로 인천정유나 에쓰-오일, 석유공사, 항공사 등의 타 주주사들은 오일뱅크의 지분 전량을 추가 인수하더라도 SK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22.6%의 지분율로 2대 주주인 GS칼텍스 역시 오일뱅크가 매각하려는 지분 전량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로 부상하는게 불가능하다.

결국 경영권프리미엄이 보장되지 않는 수준의 지분을 추가 획득할 이유가 없다는게 기존 주주사들의 공통적인 입장인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측은 ‘기존 주주사들중에서도 경영권을 확실하게 방어하거나 또는 더 많은 영향력 행사를 위해 추가 지분 매입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지난 2001년 송유관공사의 민영화과정에서 정부는 보유지분 44.22%를 기존 주주사들에게 주당 19800원(액면가 10000원)에 매각했고 송유관공사의 경영실적이 당시의 만성적인 적자에서 탈피해 지난해에는 1322억원의 매출에 당기순익이 407억원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호전되고 있어 오일뱅크의 주당 매각 희망대금은 정부 지분 인수 당시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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