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지상 석유비축시설인 서산기지가 완공됐다.

지난 1997년 착공된 이후 8년여만의 일이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의 고유가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서산비축기지의 준공은 에너지자원빈국의 입장에서 에너지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방향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고유가나 에너지수급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적극적인 자원개발이 최고다.

3% 수준에 불과한 석유자주개발비율을 끌어 올리지 않고서는 석유 대부분을 나라밖의 산유국에서 사다 써야 하고 그 불안감과 안정적 수급에 대한 걱정을 늘상 안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구슬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확보한 석유자원을 위기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비축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특히 비축시설은 건설에 대부분 5~6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해마다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사항중 하나로 지적받는 낮은 충유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완공된 비축시설의 활용비율은 해외 산유국의 공동비축물량까지 포함해 88.7%을 기록했다.

총 9909만배럴 용량의 비축시설에 실제 원유와 기름은 7656만배럴을, 외국 회사의 공동비축물량은 1130만배럴을 저장했다.

하지만 비축시설은 필요하다고 급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특히 산유국 등과의 공동비축사업들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많을 수록 최소한 해(害)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번 서산기지 준공을 계기로 국가의 비축시설 규모가 1억배럴을 넘어서게 됐다.

특히 국가 에너지 위기시 곧바로 사용 가능한 석유제품 비축용도의 시설은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고유가 위기에서 맞은 서산비축기지 등의 합동 준공식은 국가에너지안보에 대한 자신감으로 확대 해석해도 될 만큼 숫자가 갖는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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