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냉방 넘나드는 종합에너지기기 기업 탈바꿈
콘덴싱보일러 상업용 시설 확대, 온수매트도 대중화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국내 보일러 산업은 1980~1990년대를 거치며 급격히 성장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1가구 1주택에 가까워지며 수요가 점차 줄어들었고, 2000년 이후 정체기를 맞이했다.

더 이상 보일러에만 주력해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결국 보일러 메이저사를 중심으로 난방과 냉방을 넘어 종합에너지기기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해외 에너지기기 시장도 난방과 냉방, 공조(공기조화, 공기정화) 등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통합시스템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이에 지난 20여년간 가정용과 산업용 난방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국내 보일러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그 영역과 경계를 천천히 허물어 왔다.

▲ 귀뚜라미그룹 서울 화곡 사업장.

◆ 귀뚜라미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탈바꿈

귀뚜라미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원 벽을 넘었다. 2001년 매출액 2800억원의 보일러 전문 회사에서 불과 15년 만에 매출 1조 2000억원의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다.

귀뚜라미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았다. 냉난방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귀뚜라미는 더 이상 난방 사업, 냉방 사업, 공조 사업을 분리해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들어 세계적 추세인 냉난방 복합기업으로 변신을 준비했다.

주력인 난방 사업은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제품으로 더욱 강화하고, 그룹 전체 비전은 냉난방, 냉동공조 사업의 시스템화로 설정한 것이다.

특히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국내 냉동·공조 업체들을 인수하고,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국내 최대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보일러 전문업체를 넘어 냉난방 에너지기기 전문그룹으로 성장했다.

귀뚜라미범양냉방은 2009년 리먼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귀뚜라미그룹에 편입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2008년 이후 기술 지원 및 연구 인력 비중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효율,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센추리는 2009년 편입 이후 2010년 흑자로 전환했으며, 그룹 차원의 350억원 증자를 바탕으로 현금 유동성 개선과 무차입 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특수 냉동공조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을 확보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또한 귀뚜라미그룹은 2016년 강남도시가스 인수를 통해 에너지 공급업까지 진출해 에너지기기 제조업 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 경동나비엔, 친환경 생활환경솔루션 제공

▲ 경동나비엔 서탄공장.

경동나비엔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생활환경솔루션’제공이다. 그동안 난방과 온수 솔루션을 제공해왔지만 더욱 진화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키고자 더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기술력은 온수매트를 통해 B2C 시장으로 그 영역을 넓혔다.

경동나비엔이 선보인 프리미엄 온수매트 나비엔 메이트는 온수매트 시장에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했다. ‘국가대표보일러가 만든 또 하나의 보일러’라는 콘셉트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 회사의 온도제어 기술력을 그대로 적용해 차별화된 보일러와 프리미엄 매트를 동시에 실현했다.

또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했을 뿐 아니라, 정교한 온도제어로 소비자에게 쾌적한 수면온도를 제공하며, 친환경 소재인 실리콘을 커버의 미끄럼방지 소재로 채택했을 뿐 아니라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은 100% 순면 소재를 커버에 적용하는 등 사용자의 건강과 감성품질까지 고려했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가정용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콘덴싱보일러를 상업용 시설로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콘덴싱 가스보일러나 온수기 여러 대를 병렬로 연결해 중대형 건물에 필요한 용량을 설계할 수 있는 난방 및 온수 시스템인 캐스케이드 시스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콘덴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캐스케이드 시스템은 설치 현장에 따라 기존 중대형 보일러 대비 40%까지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며, 온실가스와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가 커 온실효과 억제와 미세먼지 저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실제로 2009년부터 새롭게 시장을 연 경동나비엔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 메리어트 호텔 등에 설치해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잠실1수영장, 수원 KT야구장 등 국내 다수의 현장에 실적을 기록했다.

◆ 린나이, 빨래건조기로 ‘가스시장 수요’ 확대 앞장

▲ 린나이코리아 인천 본사 및 공장 전경.

최근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 더욱 습해진 여름, 실내건조의 유해성이 대두되면서 빨래건조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빨래건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는 가스기기의 명가를 자부하는 린나이코리아다.

특히 린나이는 지난해 가스 빨래건조기 판매량이 300% 이상 증가하며 소비자들은 물론 동종 업계에서도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국내 가정용 도시가스 수요가 포화된 상황에서 가정용 가스기기로 수요확대를 꾀하고 있는 천연가스업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음은 물론이다.

도시가스사들도 가스 빨래건조기를 신규 수요창출의 첫걸음으로 내다보고 발 빠르게 린나이코리아와 MOU를 체결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가스 빨래건조기가 이미 일상화가 돼 있지만 국내는 전기 건조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기식은 설치가 간편하고 세탁기와 겸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오랜 건조시간과 건조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제습기, 에어컨 등의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누진세로 인한 전기세 폭탄이 우려되기도 한다.

하지만 린나이 가스식 빨래건조기를 이용하면 전기요금에 구애 받지 않고 빨래를 건조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린나이 가스빨래건조기의 경우 전기식에 비해 건조시간이 2배 이상 빠르지만 유지비는 오히려 월 15회 사용 시 5400원으로 1만6250원인 전기건조기에 비해 2배 이상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한 번에 건조할 수 있는 용량도 가스식이 더 큰 편이다.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가사노동 해방의 도구일 뿐만 아니라 호흡기 건강까지 챙겨주는 도구로 빨래건조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빨래건조기 시장을 볼 때 우리나라도 빨래건조기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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