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북항 석유公*S-OIL만 예비 주주, 투자자 유치가 관건
2단계 남항은 KDI 예타 진행중, 사업성 없으면 백지화될 수도
오일허브 특성 감안 주주사로 외국계 석유물류기업 참여 절실

▲ 지난 2014년, S-OIL 나세르 알-마하셔 대표(사진 왼쪽부터), 당시 석유공사 서문규 사장, 산업통산자원부 윤상직 전 장관, Royal Vopak 일코 훅스트라 대표, 한국Voyal터미널 이정인 사장이 ‘동북아오일허브 울산북항사업 합작법인 출범식'을 열었지만 이후 보팍 등은 주주 참여를 포기했다.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중인 울산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이 국제석유거래업종 신설 허용으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 유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 오일허브 사업에 시동을 건 울산북항사업 합작법인인 코리아오일터미널(주)이 주주 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수년 동안 탱크터미널 구성을 위한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 북항과 남항으로 이원화돼 대규모 탱크터미널 건설이 계획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일허브를 활용해 직접 석유 물류 사업도 수행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들이 얼마나 많이 주주사로 참여할지 여부가 동북아 오일허브 추진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 수년째 제자리 걸음중인 울산 북항 터미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동북아 오일허브 중심지가 될 울산은 1단계로 북항에 813만 배럴, 2단계로 남항에 1850만 배럴의 탱크터미널 건설이 추진된다.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SPC(특수목적법인)를 설립해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1단계 사업으로 정부는 지난 2014년 1월에 동북아오일허브 울산북항사업 합작법인인 코리아오일터미널(주)를 설립한 상태다.

당시 출범식에서 정부는 울산 북항에 2017년까지 6222억원을 투입해 총 990만배럴 규모의 상업용 석유저장 터미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 아래 한국석유공사 51%, 세계적 석유 물류 기업인 보팍 그룹(로얄보팍․보팍 아시아) 38%, S-OIL 11%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중 보팍은 투자를 철회했고 석유공사와 S-OIL이 초기 자본금만 납입하고 예비 주주로 남아 있는 상태다.

민간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올해 준공 예정이던 울산 북항 터미널 건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아직도 부지 매립 공사만 진행중이다.

당초 건설 예정이던 저장시설 규모도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동북아 오일허브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울산 탱크터미널을 종합 보세 구역으로 지정해 자유롭게 석유를 혼합, 제조하고 거래하는 국제석유거래업 신설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관련 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제도적 명분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정부 기대처럼 외국계 기업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울산에 건설되는 오일허브에 참여해 활발한 석유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대목이다.

◇ 외국계 석유 물류 기업 참여 여부가 관건

울산 오일허브 1단계 사업 추진 주체인 코리아오일터미널은 여전히 석유공사와 S-OIL만 주주사로 참여중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으로는 한화토탈, 포스코대우가, 외국계로는 중국 국영 정유사의 자회사인 시노마트(Sinomart)가 투자 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참여 의사를 확인한 기업은 없다는 산업부의 설명이다.

북항 보다 많은 1850만 배럴 규모의 탱크터미널 건설이 계획되어 있는 남항은 KDI가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중이다.

 

2015년 8월 착수된 예비타당성조사는 아직도 진행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정부를 대신해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SPC에 자본금을 투자하고 민간 주주 모집에 나설 수 있는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북항은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국내 정유사만 예비 주주로 참여중이고 남항은 예비타당성 결과에 따라 실제로 터미널 건설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 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도 신중한 입장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저장시설 규모가 조정되거나 주주사로 외국계 물류 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

산업부 관계자는 “1단계 사업인 울산 북항에 기존 주주 이외에 추가로 투자를 확정한 기업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주주단이 구성되면 북항에 예정된 813만 배럴 저장시설 건설 규모가 주주간 협의를 통해 재조정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오일허브를 통해 유치하거나 거래될 석유 수요 전망을 근거로 당초 계획보다 저장시설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주주사로 외국계 기업 특히 석유 물류 관련 업체가 참여할 필요성이 크다고도 지적했다.

국제 석유 트레이더들이 자유롭게 석유를 혼합 제조하고 거래하는 오일허브 사업의 특성상 초기 수익성 확보를 위해 주주사가 곧 오일허브 이용 기업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석유 물류 기업인 보팍은 울산 북항 사업 참여를 이미 철회한 상태이고 현재 투자 의향을 밝힌 곳도 중국계 기업 한 곳에 불과한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얼마나 많은 외국계 석유 물류 기업들이 울산 오일허브 주주로 참여할지 여부가 북항은 물론 남항 터미널 추진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울산 오일허브 건설과 관련해서는 19대 국회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정부는 당시에도 오일허브 건설과 투자자 유치의 전제 조건으로 석유사업법에 국제석유거래업 신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1조원이 넘게 투입되는 오일허브에서 실제 거래될 수 있는 석유 수요가 과다 예측되면서 저장시설이 유휴화되고 국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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