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 금속 부식으로 연료누출 우려

-NOx, 퇴적물 더 많고 출력도 감소-
-혼합비율 제한 등 신중한 보급정책 요구돼-

콩이나 유채꽃의 씨에서 추출한 식물성 연료로 친환경성이 장점인 바이오디젤이 자동차의 성능에는 상당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는 지난 15일 정유사와 자동차제작사의 석유관련 시험실 책임자로 구성된 ‘시험실운영자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바이오디젤이 자동차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했고 그 결과 현장 적용이 신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 자동차제작사의 연구개발본부 참석자들은 '바이오디젤이 자동차성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발표자료를 통해 바이오디젤이 석유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고 경유의 윤활성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세탄가(Cetane Number)도 개선된다.

세탄가는 휘발유의 옥탄가와 같은 의미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이상연소를 방지할 수 있다.

경유차의 가장 큰 문제점인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시키는 효과도 뛰어나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치 않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차종이나 엔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출력이 감소된다.

그만큼 연료 소모량이 많아지게 된다.

폐기종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은 일반 경유에 비해 더 늘어난다.

가장 큰 문제는 자동차 성능에 치명적인 결함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대목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디젤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연료탱크에서 분사 인젝터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연료시스템에 장착된 고무나 금속재료를 부식시켜 연료누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인젝터에 퇴적물 형성량이 경유에 비해 많아 정상적인 연료분사가 되지 않을 경우 더 심각한 환경오염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겨울철 필터막힘 현상을 야기해 차량고장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바이오디젤은 시범보급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바이오디젤 품질관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경유에 바이오디젤이 20% 혼합된 BD20은 시범보급과정인 지난 2002년 이후 2년 동안 유동점이나 인화점, 밀도 등의 품질기준미달로 12개업소에서 15건이 불합격처리됐다.

또 2003년 8월에는 BD20을 사용한 차량에서 불완전연소와 출력저하 현상이 발생해 생산과 공급이 중단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자동차제작사의 연구팀 관계자는 “바이오디젤이 갖는 다양한 장점의 이면에는 자동차나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들도 적지 않다”며 “실제 보급과정에서는 부식을 방지하거나 저온유동성을 해결하는 등의 다양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정부가 시범보급중인 BD5(경유에 바이오디젤 5% 혼합)는 자동차연료로 수용이 가능하지만 혼합비율이 그 이상을 넘어설 경우 자동차에 미치는 부작용도 비례해서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보다 신중한 보급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업계는 산업자원부가 시범보급을 추진해온 BD20(경유에 바이오디젤 20% 혼합)과 관련해 차량연료로 사용하다 이상이 발생할 경우 A/S나 배상 등과 관련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정부측에 전달한 상태다.

산자부 역시 BD20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커먼레일 엔진을 사용하는 경유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 들여 지난 5월 관련 고시를 개정하며 인라인 연료분사펌프를 사용하는 버스나 트럭, 건설기계 등의 차량을 권장보급대상차량으로 규정해 시범보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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