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김신 편집국장] 도시가스와 지역난방의 경제성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관로 인프라 사업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개별난방 방식과 집단난방은 태생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다.

관로 인프라 사업이다 보니 에너지 수요 밀집도가 높은 도심이나 공동주택 단지 등을 대상으로 공급 권역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 관계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경제성과 효율성인데 양측의 주장은 상이하다.

일단 국가 정책적 우위(優位)는 지역난방이 우세한 모습이다.

집단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내세워 정부가 관련 공기업을 설립, 운영하며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린히트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수도권에 광역 열배관망을 건설하고 제철소나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사용해 국가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중인데 이 사업의 주체 역시 집단에너지 측이다.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공동주택 등의 집단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분명한데 개별난방 사업자들은 경제성에 심각한 오류를 제기하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버려지는 폐열을 난방에너지로 활용하겠다는 주장을 개별난방업계는 화려한 미사여구 속에 엄청난 혈세 낭비 요소가 숨겨져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수도권 도시가스 공급률은 95%에 달하고 배관 인프라가 깔려 있는데 수조원의 비용을 투입해 광역 열배관망을 건설하는 것은 중복 투자이고 폐열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손실 등 다양한 낭비 요소를 감안하면 개별난방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

개별난방업계에서는 집단에너지와의 직접적인 경제성 비교 자료도 최근 공개했다.

도시가스협회는 동일에너지 사용량 비교 방식 및 난방방식별 평균 사용량 비교 방식 조건으로 에너지 사용 요금을 비교한 자료를 내놓았는데 2015년 기준으로 세대당 실 사용량은 지역난방공사 공급 지역 난방비가 개별난방에 비해 오히려 1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단에너지의 고질적 한계인 지역난방 열손실율이나 높은 시설 초기 투자비 등을 감안하면 개별난방의 경제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한때 정부 차원에서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수도권그린히트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 3차례나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추진 타당성이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린히트 사업을 추진할 경제성 등에 대한 명확한 검증 없이 폐열 재활용이라는 정책적 명분에만 집착한 결과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 있는 개별난방과 집단난방간 다툼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현명한 에너지 사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을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 또는 행정편의적 사고에서 가공된 배려나 인위적으로 포장된 논리 등은 배제되고 철저한 실증과 공정한 데이터 등의 근거에 기초해서 경제성과 효율성이 논해지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그 절차나 과정이 지루해서는 안된다.

소모적인 분쟁이나 논란만 양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난방과 집단난방에 대한 경제성과 효율성을 검증하고 우리나라 기후나 거주, 에너지 수급 환경 등을 감안해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중립적이고 균형잡힌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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