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김연규 교수
다코다‧키스톤XL 등 대형 송유관 사업 재개 될 것
러시아 제재 풀릴 경우 ‘미-러-사우디’ 구도 주시해야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정치적 이단아로 불릴만큼 파격적 행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도 전 세계 에너지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에너지 공약사항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시장 트렌드와 대부분 역행하는 것들이기에 당분간 미국의 에너지정책 동향에 전 세계 에너지기업들의 눈과 귀가 쏠릴 전망이다.

특히 미국 자국의 화석연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안보를 추구한다는 목표아래 석탄․석유․가스에 대한 규제완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한양대 국제학부 김연규 교수(사진)는 본지와 전화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에서는 그동안 막혀있던 규제들이 완화되면서 석유가스산업이 활성화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선 그동안 중단됐던 다코다, 키스톤XL 등 대형 송유관 사업이 빠른 시일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국의 가스개발에 대한 규제 역시 완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26~28%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내걸었다. 온실감축 목표량 중 이산화탄소는 80%, 가스개발과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스감축 목표는 10%대 수준이었다.

김 교수는 “오바마 정부하에서는 온실가스 26~28%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 뿐만 아니라 메탄도 중점적으로 줄여한다는 방향을 설정했는데 이는 곧 가스개발 및 운송도 줄여야 된다는 의미였다”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는 메탄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트럼프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김 교수는 오히려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내외 학계 및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미국의 화석연료 규제 완화는 국제 원유 공급과잉을 심화시킬 공산이 크며, 유가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한 듯 트럼프 당선 직후 국제유가는 전체적으로 3∼4% 내려간 바 있다.

하지만 김연규 교수는 “미국은 지난 2년간 비전통에너지 분야의 기술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생산비용 감축을 이뤄냈으며 이제는 개발단가가 30달러 수준 밖에 안된다”며 “향후 국제유가가 50~60달러선에서 유지된다 하더라도 수익이 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트럼프 집권 이후 규제완화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반대급부로 사우디는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 지점이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대 러시아 정책도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 이후 러시아 경제제재를 트럼프 정부에서 완화시켜 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을 비롯해 동북아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러이사의 에너지 정책에 변환점이 올 수 있다는 예측이다.

김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는 원유 등 에너지 생산 억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트럼프가 대선기간 중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암시한 만큼 향후 러시아의 에너지정책 변화와 미국-러시아-사우디의 삼각관계도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연규 교수는 미국 버틀러대학교, 드포드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한양대 교수 및 동대학 소속 에너지거버넌스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에너지 안보와 북미 셰일가스 혁명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 인 더 월드’에 등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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