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원전은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그 어떤 발전원보다 많은 장점을 살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한 누리꾼의 질문에 대한 원자력문화재단측의 답변(네이버, 2015년 10월 22일)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원전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화석연료 보다 유리하며 값싸게 전기를 생산해 저렴한 단가로 국민들에게 공급하고 있기에 국내 발전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돼 왔다.

하지만 최근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앞서 언급한 ‘안전성만 보장되면…’이라는 전제조건이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충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 터져나온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에는 원전 14기가 밀집돼 있으며, 특히 고리․월성 발전소와 불과 5㎞ 떨어진 지역에도 활성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원전이 밀집해 있어 작은 사고라도 대형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이러한 불안감을 계속 안은 채 친환경적이며 저렴하다는 이유로 원전을 고수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최근 유승민 의원은 TV 뉴스에 출연해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원전을 대신할 가스 발전이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더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전에서는 원전 없이 국내 적정예비율(15%)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원전을 중단하고 가스발전을 확대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결돼 국민들이나 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한다.

안전하며,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가 존재할까? 이 세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에너지원은 적어도 국내에는 없을 것이다. 자고로 하나를 얻기 위해선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에너지시장에도 적용되는 세상의 이치가 아닐까.

이번 지진을 계기로 에너지믹스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 학계, 산업계 간 진통과 갈등은 당연히 수반될 것이다. 이미 짜여진 기존의 틀, 계획을 뒤엎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에너지믹스 재설정이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단순히 논쟁으로만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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