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산업은 ‘위험한 동거(同居)’중이다.

석탄이 주류이고 기름이 보조 에너지 소비 수단이었던 주탄종유(主炭從油) 시절이 주유종탄(主油從炭)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친환경에너지가 득세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특히 발전과 수송에너지 시장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모든 운행 차량을 전기자동차를 전환하겠다고 밝혔고 정부도 같은 기간까지 순수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에서는 수소차 확대 보급 로드맵이 한창인데 2020년까지 1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RPS(Renewables Portfolio Standard)에 따라 발전사들은 전기 생산 과정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해야 하는 시대다.

시나리오대로라면 화석에너지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에 자리를 내주고 내연기관자동차는 전기차 등으로 대체되며 주종 자리를 내줘야 하니 경쟁 관계로 해석하면 ‘살벌한 동거’중이다.

달이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세상의 에너지 시장을 지배하던 화석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에 자리를 물려 주는 것도 자연의 순리일 수 있겠다.

더구나 지구온난화로 화석연료 소비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태양과 바람, 물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은 여전히 경제성을 담보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들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는 과정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이 과연 깨끗한 것인가 등에 대한 논란도 극복의 대상이다.

에너지 소비의 전환은 정책, 기술의 진화, 소비자 수용성 등을 확보하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하니 그 속도나 결과를 속단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에너지 산업은 ‘위험한 동거’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협력하는 동거’가 되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은 지구의 건강이나 화석연료의 고갈에 대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화석은 나쁘고 그린은 좋다’는 일방통행식 논리는 최소한 정부의 정책 집행이나 홍보 과정에서 왜곡돼 사용되서는 안된다.

최근 열린 한 토론회에서 국회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바이오연료, 해외자원개발, 에너지 신산업 등 매 정권마다 유행처럼 바뀌는 단기 성과 위주의 구호성 정책은 한계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정부는 거시적이고 균형적인 관점에서 에너지를 바라봐야 하고 시류(時流)의 변화에도 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창간 19주년을 맞는 석유가스신문은 ‘미래에너지 시대를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한편에서 화석에너지가 건강하게 기여할 수 있는 장기적 안목의 정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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