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만평 부지‧1조원 투자…연간 60만톤 프로필렌 생산
정부 중동 순방으로 PIC로부터 1억 달러 투자유치

▲ SK어드밴스드 울산 PDH공장의 전경.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SK가스는 주 사업영역이었던 LPG수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분야 다각도로 수익을 창출하는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성장하길 원했다.

그러던 중 SK가스는 셰일가스로 인해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 LPG에 주목했고, 이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결국 SK가스는 2013년 1월,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프로판 탈수소화 작업을 통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SK가스는 PDH사업을 진행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구축하고 있었다. 울산에 저장용량 27만톤에 이르는 ‘세계최대’ 암터널식 LPG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었고, 부두 등 관련시설은 SK그룹 관계사들과 연계해 이용이 가능했다.

또한 구조적인 부분에서도 수소, 스팀 등 부산물을 주변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도 마련돼 있었다.

SK가스는 제반인프라가 갖춰진 울산시를 중심으로 PDH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고,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던 김기현 울산시장도 중동에 해외투자유치단을 파견하는 등 SK가스의 PDH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2014년 3월, SK가스는 사우디 석유화학사인 APC로부터 1억2000만불의 투자를 유치하는 MOU를 체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2014년 9월에는 SK가스와 APC의 합작법인인 SK어드밴스드가 탄생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인 KPC의 자회사인 PIC로부터 1억달러 수준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실시한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통한 세일즈 외교의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SK어드밴스드는 모기업인 SK가스와 투자사인 APC, PIC 등이 참여한 3자 JV(Joint Venture)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분율은 각각 45%, 30%, 25%다.

SK가스는 정부와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비교적 순탄하게 PDH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즉, SK어드밴스드의 울산 PDH공장은 정부, 울산시, SK가스가 공동으로 땀흘려 일궈낸 ‘노력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 SK어드밴스드 엄헌용 공장장은 "이정도 규모의 가스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건설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가동 PDH공장 중 ‘세계최대’ 규모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은 울산시 남구 신항만 인근 3만2000평 부지에 지어졌다. 투자금액은 약 1조원으로, 연간 70만톤의 프로판을 원료로 활용해 60만톤 가량의 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PDH공장만 따진다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울산 PDH 공장은 지난 2014년 5월 착공해 약 2년여의 건설기간을 거쳐 지난달 완공, 역사적인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실 울산 PDH 공장의 건설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PDH공장 설립계획을 세웠던 2013년에는 고유가 시기였던 탓에 프로필렌의 원료인 프로판의 가격이 비쌌던데다, 프로판과 프로필렌의 가격차이가 줄어들어 수익성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의 투자가치를 중시한 SK가스 등 3개사들은 의기투합해 사업을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SK어드밴스드 조병익 팀장은 “공장설립 초기에는 고유가로 인해 원료가격이 비쌌고, 프로판과 프로필렌의 가격차이가 적어 수익적인 부분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며 “하지만 미래가치를 중시한 모기업 SK가스를 비롯한 합작법인사들의 노력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공장을 건설해 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울산 PDH공장은 100%의 가동률로 활발하게 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된 제품은 국내외 회사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 컴프레셔의 모습. 컴프레셔는 압력을 이용해 원료인 LPG와 생산된 프로필렌을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 가보니…거대한 규모에 압도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은 ‘세계 최대’ 타이틀에 걸맞게 그 규모와 위용은 엄청난 수준이다.

공장의 규모를 반영하듯, 거대한 크기의 콤프레셔가 공장의 입구부터 눈에 띈다. 이 장치는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면서 압력을 가해 원료인 프로판과 생산품인 프로필렌을 파이프를 통해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사람으로 치면 심장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원형모양의 반응기다. 반응기는 프로판을 촉매와 반응시켜 탈수소화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PDH 공정 중에서도 가장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가로 20m, 세로 8m의 원형 구조인 반응기는 8개가 나란히 병렬구조로 배치돼 있고, 시간당 약 87.5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 반응기의 모습. 8개의 반응기가 병렬구조로 배치돼 있다.

반응기가 탈수소화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폐열회수보일러는 발생한 폐열을 회수해 부산물 중 하나인 스팀을 생산한다. 생산규모는 연간 68만톤으로, 생산된 고압스팀은 주변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된다.

특히 SK어드밴스드가 보유한 폐열회수보일러는 10층 아파트 2동에 해당하는 거대한 크기인데다 규모는 약 3000톤급으로, 이는 국내최대수준이다.

반응기를 거친 가스는 압축기로 보내진다. 압축기는 29MW의 전기를 활용해 시간당 200톤의 가스를 압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서 압축된 가스는 수소회수장치로 보내져 스팀과 함께 2차 부산물 중 하나인 수소를 분리한다. 이 수소회수장치는 연간 3만톤의 고순도 수소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수소가 분리된 가스는 에탄분리장치로 보내져 메탄, 에탄 등의 부산물들을 걸러낸다. 이어 프로필렌 분리탑으로 보내지게 되고, 미처 반응되지 못한 프로판과 완제품인 프로필렌을 분류하게 된다. 반응되지 못한 프로판은 다시 반응기로 보내져 처음부터 다시 관련 공정을 진행하게 된다.

프로필렌 분리탑은 높이가 113m나 돼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크기에 걸맞게 시간당 약 75톤이라는 많은양의 고순도 프로필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 디에탄장치(사진 왼쪽)와 프로필렌 분리탑의 모습. 에탄분리탑은 디에탄 과정을 진행하고, 프로필렌 분리탑은 반응되지 못한 프로필렌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프로필렌 분리탑의 높이는 113미터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공정을 거쳐 생산된 고순도 프로필렌은 저장탱크에 보관된다. SK어드밴스드 울산 PDH공장은 총 5기의 탱크를 보유중인데, 2500톤 용량의 볼탱크 1기가 프로판 원료 저장탱크로 활용되고, 3400톤 용량의 볼탱크 4기는 프로필렌 제품 저장탱크로 활용된다.
▲ 저장탱크의 모습. 4기의 저장탱크 중 3기는 프로필렌을, 1기는 프로판을 저장한다.

◆ 국내 유일 시판용 프로필렌 생산…관건은 수요처 확대

생산된 프로필렌 전량을 시판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SK어드밴스드의 향후 과제는 수요처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어드밴스드 울산 PDH공장은 생산된 프로필렌 전량을 시판용으로써 타 회사에 수출‧판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석유화학사들은 생산된 프로필렌을 플라스틱, 합성섬유, 자동차 내장재 등 자사의 제품원료로 다시 활용한다.

국내유일의 시판용 프로필렌 제조업체지만 아직은 지협적인 시장조건을 감안하면 생산된 프로필렌을 판매, 수출용에만 의존하는 것보다는 자체생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더욱 안정적일 수 있다.

이에 SK가스도 향후 생산된 프로필렌을 원료로 하는 화학공업 분야에도 진출할 방법을 구상 중에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울산 PDH공장서 생산된 프로필렌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요처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향후 화학제품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스팀 제조용 폐열회수 보일러 설치 현장. SK어드밴스드가 보유한 폐열회수 보일러는 국내 최대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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