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볼밸브, 황동함량미달‧가짜크롬도금 등 품질문제 발생
수입당시 기표원 KS 품질인증만 받아…지자체는 모르쇠 일관

▲ 2008년 중국산 볼밸브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는 모습.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2008년에 제작된 중국산 볼밸브의 가스누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가스시민연대가 해당 볼밸브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개 중 4개꼴로 가스누출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제품군 중 절반에 가까운 불량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해당 볼밸브가 도시가스 미 보급지역의 LPG사용가구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빌라, 아파트 등 다세대건물의 LPG집단공급시설의 배관에 설치돼 중간밸브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누출사고가 발생할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해당 볼밸브가 가스누출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약한 표면, 불량 패킹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가스가 직접적으로 누출된 부위는 밸브의 표면부, 배관의 이음매 등에서 많이 누출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2008년 제작된 중국산 볼밸브의 경우,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황동함량, 크롬도금방식 등을 속이거나 불량패킹을 사용해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중국산 가스제품들의 경우 현재도 함량을 속이는 등의 편법을 사용한 제품이 종종 있다”고 밝혔다.

볼밸브에는 구리, 아연, 철 등의 금속이 복합적으로 포함되는데, 일부 중국산 제품들의 경우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값비싼 황동(구리)함량을 낮추고, 값싼 철의 비율을 높이는 등의 편법으로 제작돼 장기간 사용할 시 부식되거나 균열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볼밸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볼 부분에 강도를 높이기 위해 크롬도금을 입히는데, 일부 중국산 제품에서 장식도금을 사용해 표면이 벗겨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불량 고무패킹을 사용해 배관과의 이음새에서 누출이 발생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기표원 인증 KS제품, 결함 많아…관리주체인 지자체는 무관심

2008년 중국산 볼밸브를 수입할 당시에는 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이 아닌 기술표준원의 KS(품)마크만 인증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가스안전공사가 가스제품의 인증업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지만, 가스안전공사가 본격적인 제품인증 업무를 이관 받았던 때는 2009년 9월이었고, 그 이전에 생산된 제품들은 대부분 기술표준원에서 인증해 수입이 시작된 제품들인 것이다.

현재 가스안전공사는 황동함량, 볼부분의 크롬도금 등 인증실험을 첨단 X-RAY 장비를 이용해 진행하기 때문에, 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해당 볼밸브 외에도 기표원에서 인증했던 일부 가스제품에도 치명적인 안전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생산돼 기표원의 인증을 받았던 LPG용기용 볼밸브가 가스가 누출되는 등 결함을 보여 가스안전공사 측에서 주도적으로 수리를 진행했다. 당시 수리됐던 제품수는 약 110만개에 이른다.

이렇듯 기표원이 인증한 제품들이 수입당시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자 각종 안전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민들이 밀접하게 사용하면서도 안전성이 최우선 돼야할 가스관련 제품들이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고 있어서 향후 기표원의 허술한 인증절차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안전문제에 무관심한 지자체들도 문제다. 가스시민연대 측에서 지자체에 수차례 해당 밸브의 점검, 교체를 권고했지만, 인력부족, 예산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시민연대 관계자는 “해당 볼밸브의 가스누출 결함발생 확률은 심각한 수준인데다 다세대 건물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자체에 수차례 해당 볼밸브의 점검과 교체를 권고했지만 인력부족, 예산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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