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지역 일부 충전소, 자금력 앞세워 가격파괴
수요처 뺏긴 영세 충전소들 ‘울상’…부도 위기 몰려

▲ 인천 서구에 위치한 충전소들의 가격.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LPG를 판매하고 있다.

[지앤이타임즈 박병인 기자] LPG충전소간 불필요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인천 서구지역의 LPG가격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일부 충전소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가격을 파괴하고, 주변 영세업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6일 기준, 오피넷에 명시된 인천 서구지역의 충전소별 부탄가격은 에너지뱅크충전소가 리터당 602원, 대화LPG충전소 608원, 지가스충전소 608원, 천일충전소 608원, 원당에너지충전소 612원 등이다. 현재 전국 평균 부탄가격이 리터당 731.59원임을 감안하면 리터당 100원 이상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서구에서 시작된 가격경쟁은 인천 계양구 일부와 김포에까지 번졌다. 인천 계양구의 충전소가격은 인천갈현충전소가 리터당 596원, SK장기충전소가 612원이다. 김포의 경우에는 KH직영 김포충전소, 고촌LPG충전소, 유카스 에너지가 모두 리터당 623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가이하의 싼 가격으로 LPG를 판매하게 될 경우, 충전소들은 대부분 적자상태에 빠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충전소들이 심각한 적자상태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인천 서구 지역이 LPG수요는 제한적인데 반해 LPG충전소는 과도하게 많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천 서구지역의 한 충전업자에 따르면 일부 충전소들이 택시기사 등 고정수요처를 유치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원가이하의 가격으로 할인하고, 그동안 일정 단골고객이 모이면 다시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부 충전소가 원가이하로 할인해 단골고객을 유치하려는 ‘반칙행위’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가격경쟁 의지가 없었던 주변 충전소들도 ‘울며겨자먹기’로 최저가로 맞춰야 한다. 자칫하면 그 동안 모아왔던 고정 수요처들을 다 빼앗길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반칙행위를 하는 일부 충전소들이 대부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해당지역의 LPG가격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영세한 충전소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천 서구지역의 충전소 운영자들이 가격파괴의 ‘원흉’으로 지목하는 충전소들은 대부분 충전소를 다수 운영하는 대규모 충전사업자거나, 벌크로리 차량을 다수 보유했거나, 주유소와 충전소를 동시에 운영하는 등 막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인천 서구지역의 일부 충전소를 중심으로 시작된 가격경쟁은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인천 계양구, 김포 등 광범위한 지역의 LPG가격을 무너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 서구에서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충전업자는 “일부 대규모 LPG충전사업자들의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영세 LPG충전사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며 “현재 인천 서구지역 대부분의 충전소들이 적자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