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이복재 본부장

▲ 이복재 본부장
전 세계의 이목이 국제유가에 집중되면서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은 안정적인 공급원의 확보를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세계 석유시장에서 석유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석유 수입국들에게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다.

중국은 2006년부터 카자흐스탄의 원유를 중국 서부지역으로 공급하기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사업을 시작하는 등 카스피해와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대양주, 러시아 등 전 세계의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대 원유 수출지역인 중동 걸프지역의 무역연합인 걸프협력위원회와 자유무역협정의 체결을 추진하는 등 중동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하여 외교적인 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이란의 아자데간 유전(매장량 260억 배럴)의 개발에 나서고 있고, 동시베리아 원유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에 자본참여를 약속하는 등 석유확보를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북방도서 문제 등 현안에도 불구하고 사할린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적극 활용해 중앙아시아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면서 자국의 개입범위를 확대시키고자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협력기구(CACO; 기존의 회원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의 4개국임)에 가입함으로써 이들 국가와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자 중앙아시아 산유국들에 OPEC과 유사한 형태의 카르텔을 구성하자고 제의한 바 있기도 하다.

중국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정치 및 경제 분야의 교류를 증대시키고 있다. 중국은 2001년에 지역안보공동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6개국임)를 창설해 이들 국가와 협력관계를 강화시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옛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1991년 이후 2600억엔 규모의 경제협력을 시행해 왔다.

이에 더해 일본은 2004년 8월에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의 5개국 외무장관과 합동회담을 갖고 ‘중앙아시아 공동시장’을 창설하기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프랑스는 2004년 7월에 알제리와 무기 및 기술 수출, 정보교류를 포함하는 군사협정에 서명했고 25억 달러를 원조했다.

미국은 2002년에 국무장관이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앙골라와 가봉을 방문한 데 이어 2003년에는 대통령이 직접 세네갈,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을 순방했다. 2004년 3월에는 차드, 말리, 모리타니의 고위 장성들을 독일에 있는 미군 유럽사령부로 초대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의 국가주석은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2004년 1월과 2월 잇달아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40개국과 경제적인 교류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우리는 에너지 확보가 국제질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