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불구, LPG차 인기 '시들', 국내용 RV차로 완성차 업계 생산 유도 힘들어

LPG차를 둘러싼 주변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형 호재라 칭해도 손색이 없는 에너지세제개편의 법제화가 임박한 가운데 환경부는 경유차를 LPG차로 개조할 경우, 전액 비용 부담을 하겠다며 LPG차 지원을 선언했다.

게다가 과기부에서는 국가대형 R&D 사업 후보로 LPG버스를 거론할 정도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산자부도 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LPG버스를 적극적으로 밀어줄 태세다.

하지만 LPG업계가 그들만의 샴페인을 터트린다면 성급한 행동이 될 듯하다.

가격 인하소식에도 불구하고 LPG 차의 인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일반소비자 대상의 LPG RV신차를 개발하겠다는 완성차 업체의 계획도 들리지 않는다.

또 LPG버스가 보급되기 위해서는 CNG버스를 옹호하는 환경부의 쇠고집도 LPG차의 기를 꺽는데 일조하고 있다.

에너지세제 개편을 전후로 한 LPG차 내수 현황을 살펴보고 LPG차 증가에 걸림돌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알아본다.

2007년까지 휘발유, 경유, LPG 가격을 100:85:50으로 조정하는 에너지세제개편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LPG차의 인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조사 분석한 최근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에 판매된 LPG차는 2만9489대로 지난해 1분기 3만7632대에 비해 8천대 이상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세제 개편이 불투명하던 지난해 1분기에는 2003년도 1분기 대비 2만대 가까이 판매가 줄어든 터여서 2년 연속 1분기 LPG차 판매가 감소한 셈이다.

신차 판매뿐만 아니라 엔진개조 등을 포함한 LPG차량 등록 현황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말 1493만4092대였던 자동차 등록대수는 올 3월 말 현재 1503만1987대로 총 9만7985대가 늘었으며 가솔린차는 3개월간 2만3513대의 등록이 늘었고 경유차는 5만9517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가격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유차는 다른 연료차종에 비해 등록대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또 버스가 주를 이루는 CNG버스도 지난해 말 5032대에서 5563대로 473대가 늘어 10%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LPG차는 179만3711대에서 180만7754대로 1만4043대로 지난해 말 대비 0.78% 증가에 그쳤다.

사용연료별 차량의 신규등록 현황을 보면 LPG차의 현실이 더욱 절감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신규등록한 LPG차는 1만1014대로 3월 대비해서는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4월에 비해서는 6.2%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신규등록 차량 대수는 지난해 4만9374대에서 17.1%가 줄어든 4만925대를 기록했다.

1~4월 중 연료별 신규등록 비중은 가솔린차 46.8% 경유 41.6%, LPG차 11.2%로 가솔린차의 비중만 상승하고 경유와 LPG차는 줄어든 것이다.

이같이 연료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LPG차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일반 소비자 대상의 LPG RV차의 신차 출시가 없어 ‘자동차’ 상품으로써 매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LPG RV차는 기아의 카렌스II와 GM대우의 레조 두 차종 뿐.

이 또한 2005년도 형으로 업그레이드된 과거 모델이어서 신차 욕구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 RV LPG차라는 명맥만 유지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소비재가 그렇지만 자동차 또한 신상품이라는 출시가 소비 증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현대 소나타와 르노삼성의 뉴SM5가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이같은 사실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LPG차 가운데에서는 택시나 장애인용으로 판매되는 승용차에서 그나마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05년형 쏘나타 LPG 택시의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2005년형 택시용 쏘나타는 기존 LPG차 엔진에 비해 성능이 개선된 LPi 엔진이 장착, 택시 관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LPi엔진이 장착된 그랜저XG와 오피러스가 지난해 대형, 고급형 택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쏘나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대차 영업점 관계자는 “출시 전에 이미 전국적으로 5000대가 넘는 예약주문 있었다”며 “택시 교체를 계획하는 기사들은 대부분 LPi 쏘나타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할 정도.

LPG택시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휘발유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뉴SM5를 1위 탈환 핵심 병기로 여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 9월 출시 예정인 SM5의 가격이 현대차에 비싸고 디자인 호감이 떨어져도 부품의 내구성이 좋고 잔고장이 없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LPG 승용차는 통상적으로 휘발유 신차가 출시된 후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LPG차도 판매가 시작되기 때문에 신모델에 대한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

그러나 LPG부탄 수요 확대의 관건이라 할수 있는 RV차의 신모델 출시 계획은 안개속에 있다.

현대, GM대우 등이 차 생산량의 80% 정도를 해외에서 판매하는 수출중심 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을 노리는 LPG RV차량 모델 개발 필요성을 요청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LPG업계에서는 중국 등 해외시장 가능성을 알려 완성차 회사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SK가스는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적인 행사를 앞두고 대기질 개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점을 착안해 택시와 관용버스를 LPG차로 대체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송용 LPG시장을 타겟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SK가스는 LPG차 확대에 중국시장이 좋은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SK가스는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고 LPG차를 개발하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수출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중국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등록대수 10%에도 못미치는 12만 여대의 LPG차가 운행되고 있어 시장성은 충분히 갖고 있는 셈이다.

한편 LPG업계에서는 기존 LPG엔진의 단점을 보완한 엔진 개발 등 기술 개발도 LPG차 확대, 궁극적으로 부탄 수요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PG차의 연구 개발 분위기는 대기환경오염을 줄이겠다는 환경부의 정책취지에 부합되면서 고조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휘발유나 경유 관련 업계에 비해 저공해 기술개발에 미흡했던 LPG 업계도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착수돼 2011년 5월까지 6년 6개월 걸쳐 진행되는 Eco-STAR프로젝트는 전체 정부 예산 650억원 중에서 77억원 정도가 LPG차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입될 계획인데 모자라는 예산은 관련 업계가 현물 또는 현금 형태로 출자하기 때문에 전체 R&D비용은 1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 GM대우, 르노 삼성 등 완성차 업체와 대한LPG환경협회 등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개별 완성차 업체의 현황에 적합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LPLi 방식(액체연료 직접분사방식)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는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보완하기 위해 ULEV 대응 LPI 시스템 제어기술 확보를 연구과제로 선정했으며 GM대우는 이와 달리 LPGi(기체분사방식) 저공해 LPG 차량 개발에 나서 현대차에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현대와 같은 LPLi 엔진을 개발해 미국의 LPG차 환경기준인 ‘ULEV’을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생산할 회사가 없어 상용화의 길이 멀게 느껴지고 있는 ‘LPG 버스’는 산자부가 예산을 배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태세여서 장밋빛 무드가 연출되고 있다.

산자부는 엔진이 개발된 LPG버스의 상용화를 위해 우선 엔진 성능 보강과 실용화를 위해 30억원의 정부예산을 투입할 방침을 세우고 과기부, 환경부, 건교부 등 관계부처와 완성차와 LPG 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현재로써 가장 큰 걸림돌은 LPG버스가 CNG버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 있는 환경부와의 견해 차.

CNG버스와 LPG버스가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LPG버스 보급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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