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편집국장] ‘알뜰’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살림을 규모있게 해 헤프지 않고 실속이 있는 모양새’를 뜻한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브랜드를 런칭하고 첫 주유소가 오픈된 것이 2011년 말이니 햇수로 6년째에 접어 들고 있다.

그 사이 알뜰주유소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알뜰주유소 공동 구매 입찰의 장으로 정유사를 이끌어 낼 만큼 바잉 파워를 구축했고 실제로 알뜰 브랜드를 도입한 주유소의 수도 올해 1월 기준으로 전체 영업주유소의 9.2%에 달하는 1143곳에 달하고 있다.
10곳중 한 곳은 알뜰주유소인 셈이다.

그런데 알뜰주유소가 과연 알뜰한가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는 여전하다.

알뜰주유소의 석유 판매가격이 알뜰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오피넷 가격을 분석한 결과, 1월 셋째 주 기준 전체 알뜰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정유사 평균에 비해 35원 정도 낮은데 그쳤다.

휘발유 가격도 알뜰주유소 평균이 정유사 평균에 비해 33원 낮았다.

리터당 100원 낮은 주유소를 만들겠다던 정부의 알뜰브랜드 런칭 캐치프레이즈와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정유사를 상대로 똑같이 공동 구매 입찰을 통해 공급받는 석유제품이 알뜰 브랜드에 따라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인 것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알뜰 주유소간 가격 차이가 많게는 리터당 60원 이상 벌어지는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가격이 가장 낮은 반면 농협 알뜰 가격이 가장 높았고 농협 알뜰주유소의 기름 판매 가격은 정유사 브랜드 평균 가격과 리터당 10원도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런칭한 브랜드를 사실상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고 시설개선자금 등 각종 정부 보조를 받고 있으며 공동구매입찰을 통해 바잉파워를 확보하고 있는 알뜰주유소 기름가격이 일반 주유소와 큰 차이가 없고 심지어 알뜰 브랜드간 엄청난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정부는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정부는 2012년 이후 지난해 까지 알뜰주유소 시설 개선 자금 지원 등으로 총 150억원을 투입했다.

정부 지원금에는 알뜰주유소 브랜드 운영권자인 석유공사가 지원하는 각종 여신이나 정부의 특별세액공제 혜택 등은 빠져 있다.

시장이 완전 개방돼 과잉 경쟁 상태에 처해 있는 석유유통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국민 세금을 투입하며 특정 브랜드 주유소를 런칭하고 지원한 것은 정부가 살림을 규모있게 한 것으로 이해되지는 않는다.

알뜰주유소의 기름 판매가격이 정부 기획 의도대로 낮지 않고 같은 브랜드간에도 상당한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정부나 소비자에게 실속이 있는 모양새도 아니다.

그렇다면 ‘알뜰’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정부가 브랜드 네이밍한 ‘알뜰’에 어울리기나 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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