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어느 날.

프랑스 내 한 미군 기지를 방문한 당시 유럽 주둔 미군 총사령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을 마친 뒤 연단을 떠나다가 진흙탕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한 순간 당황했던 아이젠하워는 참모장 월터 스미스 소장이 달려와 무언가 귀엣말을 하자 바로 연단으로 돌아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이 즐겁다면 나는 다시 한번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장병들의 환호 속에 곤경에서 벗어난 아이젠하워는 나중에 회고록을 통해 스미스 소장의 빛나는 조언은 항상 ‘반걸음’ 떨어져 보스인 자신을 지켜본 결과라고 평가했다.

스미스 소장의 ‘반걸음 참모론’은 현재 미 육군의 전범(典範)이 돼 있다.(장명순 ‘바람직한 참모상’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사장 선임문제로 떠들석하다.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가 아니다.

전임 오강현 사장은 1년6개월 남짓한 재임기간을 뒤로하고 공기업 사장 최초로 ‘해임’되는 이색기록을 세웠다. 그에 앞서 김명규 전임 사장은 뇌물수수라는 불명예를 안고 퇴진해 옥살이를 감내해야만 했다.

모두 단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부도덕과 부덕의 소치로만 생각되는가?

진흙탕에 빠져 쩔쩔매는 보스를 위해 빛나는 조언을 해줄 참모들이 곁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스공사도 같은 불행을 세 번씩이나 겪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2천여명의 직원 모두 월터 스미스가 되어 빛나는 조언을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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