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도시가스업계 보일러제조사 시공협회 전방위 조사계획

공정거래위원회가 도시가스사의 보일러 판매 및 영향력 행사에 따른 공정거래 위반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 경쟁촉진과는 지난해 9월 한국열관리시공협회로부터 접수한 신고서를 바탕으로 도시가스사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최근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도시가스업계 및 열관리시공협회, 보일러제조사 등을 총망라하는 전방위 조사와 함께 지속적인 검토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방침이다.

열관리시공협회에 따르면 지역독점적 성격을 띄고 있는 도시가스회사가 제조사로부터 일반 가정용보일러를 저가에 들여와 일반 브랜드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큰 도시가스사가 자사 협력시공업자에게만 시공물량을 몰아주는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사와 관계를 맺지 않는 일반 시공업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는 설명.

열관리시공협회 관계자는 "지역독점을 인정받을 만큼 공익성격을 띄는 도시가스사업의 주체가 시장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보일러의 선택에서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칙적으로 도시가스사는 가스공급 및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공은 전문시공업자가, 보일러 판매는 제조업자가 각각 나눠가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보일러 제조사들도 도시가스사가 보일러시장에 미치는 막강한 파워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대량공급이 가능한 도시가스사가 일반 제조사보다 저가에 보일러를 공급할 경우 가뜩이나 경쟁이 심한 업계에 심한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보일러시장에서 도시가스의 영향력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도시가스사의 영향력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일러업계간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조사와 도시가스사가 보일러를 서로 공급하기 위해 대결구도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도 4월 인사이동에 따라 담당사무관이 교체되면서 의욕적으로 사건을 풀어갈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시가스사가 공정위의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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