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전자상거래 특혜 연장,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석유전자상거래 특혜 연장,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15.08.13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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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이타임즈 김신 편집국장]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석유현물전자상거래에 대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이 1년 추가 연장됐다.

당초 올해 6월까지로 일몰기한을 예정했던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양한 경로에서 특혜 연장을 반대하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1년을 추가 연장시켰다.

다만 석유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석유제품에 리터당 8원의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을 제공하던 것을 경쟁매매는 8원으로 유지하되 협의매매는 4원으로 축소시키는 일종의 성의는 보였다.

각설하고 산업부의 이번 조치는 명분이 없고 실익도 찾을 수 없는 무소신·무책임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석유전자상거래는 복수의 다양한 물품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여 경쟁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시장 가격이 낮아지고 투명한 시장 가격 지표가 형성되며 궁극적으로 소비자 편익이 향상되는 것이 지향점이다.

하지만 최근의 석유전자상거래는 4곳의 정유사가 내놓는 물량이 전체 매도의 87%에 달할 만큼 절대적이다.

정유사의 잠재적 경쟁자인 석유수입사들은 수입 석유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일부 석유수입사들이 전자상거래 석유 매도자로 나서기도 하지만 이들이 내놓는 석유제품은 국내 정유사로부터 구매한 것들로 실제로는 소수 정유사가 매도를 독점하고 있는 모양새이니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개연성은 애초부터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석유전자상거래에 정부가 지원하는 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은 당초 정유사를 견제하도록 석유수입사에게 한정되던 특혜 조치에서 출발했다.

석유수입사가 도입한 석유제품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해 유통될 경우 리터당 16원의 수입부과금을 모두 환급해줬고 무관세,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면제 등 또 다른 특혜까지 제공하며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 보다 리터당 50원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정책적으로 제공했던 것인데 내수 정유 산업 차별화 비난이 커지면서 현재는 특혜 규모를 줄여 정유사와 석유수입사 모두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석유수입사에게 차별적으로 지원되던 특혜가 없어지자 자연스럽게 수입석유의 가격경쟁력이 상실됐고 정유사를 견제할 능력이 없어져 정유사가 석유전자상거래를 독식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수입부과금 환급 혜택을 연장해 유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석유전자상거래는 시장 경쟁을 유도할 요인이 사라지고 있고 수입부과금 환급 특혜는 전자상거래 참여자들의 호주머니로 흘러 들어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반적인데 정부는 세금을 축내가며 부과금 환급 혜택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석유 매도자와 매수자가 장외에서 거래 수량과 가격을 결정하고 거래만 석유전자상거래를 경유해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특혜만 따먹는 기형적 구조의 협의매매를 여전히 인정하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 도입 취지를 정부 스스로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그렇다면 무리수를 둬가며 한국거래소 석유전자상거래에 인공 호흡기를 부착해 생명을 억지로 연장하며 수입부과금 환급 특혜를 제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수입부과금 환급이 없으면 석유전자상거래 호흡이 끊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현재도 경쟁매매는 거래대금의 0.02%, 협의매매는 0.025%의 취급수수료를 거래 쌍방에게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8월 24일 거래분부터 거래 수수료율은 현재 보다 2배 수준으로 인상 적용되는데 이 경우 석유전자상거래를 경유하는 석유는 리터당 많게는 1.4원 이상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정유사와 주유소간 오프라인 직거래가 허용되고 있고 석유전자상거래에서 거래 쌍방이 장외에서 가격과 물량을 흥정해 결정하는 협의매매 비중이 2/3 수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굳이 수수료까지 부담하며 석유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이유는 누가 봐도 없다.

그렇다면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 석유전자상거래에 수입부과금 환급 특혜를 제공하는 이유는 한국거래소 수익으로 지급될 취급수수료 재원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석유전자상거래 매도 시장을 주도하며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정유사들이 사업자단체인 대한석유협회를 통해 수입부과금 환급 기한 연장을 반대했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특혜 연장 최대 수혜자는 한국거래소로 쏠리게 된다.

한국거래소 석유전자상거래에 지원되는 수입부과금 환급 기한 연장이 어떤 정책적 소신에서 출발했고 혈세 지원에 따른 소비자 편익의 검증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정부는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