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오강현사장이 결국 해임됐다.

회사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에서 의결된 오강현사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오강현사장이 평일 골프를 쳤고 노조의 가스산업 구조개편 반대집회에 대한 미흡하게 대처한데다 5조3교대를 시행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이 경영자를 감독하고 잘못된 결정이나 결과를 심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오강현사장의 해임결정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문제가 된 발전사 사장단과의 평일 골프는 전임 사장시절부터 유지되어온 관행인데다 주요 거래처인 발전사와의 영업적인 교류과정으로 이해받을 수 있기에 충분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5조3교대 근무는 전임 경영자가 노조와 합의한 사항을 오강현사장이 시행한 것에 불과하다.

회사 노조가 가스산업 구조개편에 반대하며 과천 정부청사 등에서 집회 등을 가진 것 역시 경영자가 해외 출장길에 나선 사이에 전격 해임을 결정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

노조측이 회사나 대주주의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고 최고경영자를 갈아 치우는 것은 전례조차 찾기 쉽지 않다.

특히 가스산업구조개편의 당위성은 차치하고라도 독점상태를 유지하던 천연가스의 도입과 공급사업이 분할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저항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이를 설득시키는 작업은 대주주이자 정책 결정권자인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그런데도 그 책임을 오직 전문경영인에게만 몰아 씌워 해임결정을 내렸다.

결국 대주주가 내세우는 오강현사장의 해임결정 배경은 그 어느 것 하나 명쾌한 것이 없다.

시장경제에서 자본이 최고의 권력이고 대주주가 최고 의사 결정권한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성숙한 시장경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수의 힘이 소수를 납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회사의 노조는 물론 소액주주들까지 나서 가스공사의 오강현사장을 보호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대주주인 산업자원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오강현사장의 경영평가점수를 무려 95점으로 높게 평가했던 이사회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해임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앞으로 산자부가 어떻게 해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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