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가스안전공사 박기동 사장]
35년 간 안전 전문가 경험…세계 최고수준 안전관리기관 목표
“가스안전공사의 모든 역량 가스사고 감축·예방에 올인한다”

[지앤이타임즈 이수헌 기자] 지난해 12월 한국가스안전공사 최초로 내부 출신 사장이 선임됐다. 지금껏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정치계나 퇴직 공무원, 군인 등이 차지했던 자리로 지난 40년 동안 직원출신의 사장이 배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임 박기동 사장은 지난 1980년 공채1기 기술직으로 공사에 입사한 이후 검사원 등 21년간 각종 가스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담당했고, 기술이사와 안전관리이사, 부사장까지 거친 명실상부 국내 가스안전의 산증인이자 최고의 전문가다.

가스안전 장치 개발·보급과 퓨즈콕 보급사업, 타이머콕 보급사업, 서민층 시설개선사업,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 검사장비 현대화 사업 등 한국의 가스사고 감축을 위한 굵직굵직한 사업 추진에는 언제나 박기동 사장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인터뷰 내내 박기동 사장이 밝히는 공사의 미래비전은 간단했다. 자신의 임기 중에 가스사고 인명피해율이 가장적은 일본을 뛰어넘어 보겠다는 것이다.

또 박기동 사장은 국민생활 속에 일체화된 안전제일 의식을 통해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문화를 뿌리 깊게 정착시킬 것이며, 안전을 뛰어 넘는 가치는 없고 국민이 안전한 나라가 곧 선진국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 한국가스안전공사 박기동 사장은 지난 35년 간의 경험을 공사의 경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구지하철 사고, 안전관리 책임감 느껴

박기동 신임 사장은 지난해 세월호 등 지속적인 크고 작은 사고로 가스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내부 전문가인 자신이 사장으로 임명된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박 사장은 공사 재직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1995년에 발생한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를 첫째로 꼽았다.

당시 울산지역본부에서 검사원으로 근무하던 박 사장은 101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이상이 다치는 대형사고를 경험하고 철저한 가스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박 사장은 또한 지난 2004년 고객지원처장 시절 산업부 2차관이 동절기 가스안전 점검을 위해 시흥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스안전장치인 퓨즈콕을 서민층 가구에 무료 보급해야 한다고 건의해 이듬해 예산을 편성 받고 서민층 가구에 퓨즈콕을 보급해 가스사고 감축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도 관계자로서 책임감과 긍지를 느꼈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LPG시설의 고무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는 서민층 가스시설 개선사업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 예산관계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사업추진 필요성을 설득한 결과 공사 설립 이래 최초로 목적출연금 형태의 사업비 844억원 예산을 확보한 것도 가장 보람된 기억이라고 답했다.

◆ 최초 내부 출신 전문가, 기대 부응할 것

박기동 사장이 가스사고를 감축하기 위해 계획중인 로드맵은 꽤 구체적이다.
박 사장은 임기 중에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와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 조기 준공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또한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의 안전확보를 위해 타이머콕 무료보급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다기능 가스안전 계량기(마이콤미터) 등의 보급 확산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공사의 설립목적이자 핵심가치인 각종 검사·점검·안전진단 업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기동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공사의 모든 사업의 설립목적과 공공성 부합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도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기동 사장은 공사의 가스 제품 분야 품질향상과 신제품 기술개발 지원 등으로 해외 수출 규모가 계속 증대해 국부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공동 신기술개발과 제품 품질향상, 해외시장 수출 지원, 안전산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시장창출을 위해 가스산업계와 적극 협력하는 등 상생발전 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영 참여, 향후 모든 직원에게 기회 제공

‘미래 희망경영 대토론회’는 박기동 사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공식 행사다.

박 사장은 가감과 각색없이 공사 모든 직원들의 거리낌없는 의견을 듣고 싶었다며 그간 성과위주의 조직문화와 상향식 의사결정 과정이 활성화되면서 경영참여가 어려웠던 조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조직 구성원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박기동 사장은 토론 주제로 ▲사업구조 개편방향 ▲검사·점검 ▲사고조사 ▲진단·해외사업·연구개발 ▲교육·홍보 ▲경영관리 등 공사 주요사업 및 전략방향과 관련된 총 6개 분야를 채택해, 토론회 이후 안전관리 및 내부생산성 향상 등 총 406건의 소통 혁신과제를 발굴했다.

세부적으로는 기획부문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개편 및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한 거점형 지역본부제 도입 등 13건, 경영관리부문에서는 본사-지사간 인사교류 활성화 및 최고전문가 양성을 위한 인사혁신 등 37건, 교육홍보부문에서는 법정교육 내실화를 위한 교육발전방안 등 10건, 검사점검부문에서는 시설검사 및 제품검사 내실화 등 7건, 사고재난부문에서는 취약계층 안전지원 사업 확대, 재난대응 기능 강화 등 8건, 진단인증연구 분야는 R&D자체연구 강화 등 14건이다.

박기동 사장은 즉시 실행 과제를 제외한 중기과제는 공사의 경영전략과 연계·추진해 단 한건의 의견도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앞으로도 소통혁신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해 모든 직원의 의견을 청취하고 경영참여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조직 청렴 위해 ‘익명신고시스템’ 활성화

가스안전공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조사에서 최근 4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또 반부패경쟁력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진입하는 등 공공기관의 청렴문화를 선도해 왔다.

박기동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부패방지 및 청렴과 관련한 청렴 인센티브 제도 및 부패처벌 기준 강화 등 반부패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하고, 부패 유발요인 제거 및 부패취약분야에 대한 시스템 개선, 강도 높은 청렴도 개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익명신고시스템인 ‘레드휘슬’의 활성화를 통해 부패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박기동 사장은 직원 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사장은 능력과 성과위주의 공정한 인사관리 및 청렴위반 행위자에 대한 인사정책 반영 등 불이익 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깨끗하고 청렴한 공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인 자신과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해 적극적인 청렴활동 및 청렴의지 전파에 앞장 서 윤리·청렴 페스티벌 지속 전개 등 조직 전체적으로 즐기는 청렴문화 분위기가 확산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특정지역, 특정직급, 특정업무에 치우침 없이 능력과 조직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직원들은 누구나 중용되는 불편부당이 없는 ‘탕평인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가스안전 아직 ‘하드웨어’만 선진국

박기동 사장은 가스안전에 대한 국민적인 의식수준 향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스안전관리는 법령 등 안전기준·제도, 시스템, 기술력 등 하드웨어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고 있지만, 가스사용자와 공급자의 취급부주의 사고가 전체 가스사고의 절반에 이르는 등 국민안전의식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은 전 국민이 참여한 새마을운동이 경제부흥을 가져왔듯이 범국민 안전문화운동의 자발적인 전개와 노력으로 선진 안전의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안전에 대한 국민적 참여를 당부했다.

박기동 사장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각종 재난사고 등으로 인해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공사, 가스업계, 국민이 힘을 모아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도 멀리 있지 않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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