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지난 2일 열린 한국도시가스협회 창립 30주년 기념식. 그동안의 발자취를 모색하고 발전을 자축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지만 정부와 업계 주요인사들 사이에서는 ‘위기’ ‘도전’ 과 같은 비장함이 드러나는 말들이 오갔다.

이날 산업부 문재도 차관 역시 짧은 축하 인사말 뒤에 도시가스업계는 보급률 정체와 타 연료와의 가격 경쟁 등 환경변화에 맞서야 한다며 공급자 중심의 관행에서 탈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쟁에 익숙치 않았던 도시가스산업은 지역난방, 벙커C유 등 타 연료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보급률 정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 지역까지 공급을 원하는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자가열병합이나 연료전지 등 에너지분야에서 수년째 신 사업을 모색하고 있지만 원가이하로 책정되는 비정상적인 전기요금에 대부분 발목이 묶여 있다. 매출은 해마다 떨어지고 있는데 마땅한 대책도 세울 수 없는 노릇이다.

산업용 수요의 이탈도 심각하다. 최근 만난 지방지역의 도시가스사 직원은 산업용 수요 이탈로 인해 회사가 한마디로 쇼크를 받은 상태라고 했다. 그동안 산업용 수요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던 모 업체가 벙커C유로 연료를 갈아탄 것이다.

급속히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전기레인지도 도시가스업계의 힘을 빠지게 한다. 가스연료에 대한 근거없는 네거티브 광고로 입은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더 이상 신규로 공급할 곳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가격 구조가 너무나 비 정상적이다.

도시가스업계 모두가 인식하고 있듯이 이러한 분위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30년 역사를 맞은 도시가스업계가 중장년기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큰 고비를 맞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느새 인사치레 처럼 쓰이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말이 도시가스업계에서 만큼은 꼭 필요한 말일 것이다.

에너지산업은 세계적으로도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산 셰일에너지와 국제유가 급락 등 가늠하기 어려운 현안들이 앞으로의 30년, 50년을 좌우할 것이다.

우리나라 에너지산업과 도시가스업계는 지금보다 더 큰 변화를 맞이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도 있다. 매출하락에 따른 조급함 보다는 이러한 변화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준비기간을 갖는다는 마음을 품어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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