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급감 등유 외면, 세제혜택 6년 연장 시도-
-등유형 독점 생산 삼성토탈에 의혹 쏠려-

석유화학공정상의 부산물인 부생유의 공적의무가 향후 6년동안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삼성토탈에서만 생산되는 등유형 부생유의 경우 정부가 인위적으로 안정적인 시장기반을 마련해주려 한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등유의 73%선에 불과한 부생연료유의 판매부과금을 향후 6년간 현재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석유사업법의 하부법령 개정작업을 추진중인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부생유의 공적의무 상향조정을 논의한 결과 등유와 동일한 수준으로 상향조정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문제는 그 시점이다.

산자부내에서 석유산업분야를 관장하는 석유산업과는 등유와 부생유의 공적의무를 즉각 동일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석유화학산업업무를 주관하는 기초소재산업과는 최소 10년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향후 6년동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타협안이 마련된 상태다.

산자부가 부생유의 부과금을 상당 기간동안 등유의 73%선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면서 재정경제부 소관인 특소세나 교육세 등의 세금 역시 현재처럼 등유의 73%선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 공적 의무 차이 6년 유예 결정-

현재 등유에는 리터당 1백54원의 특소세와 23.1원의 교육세, 23원의 판매부과금이 매겨지고 있다.

하지만 등유형 부생유의 제세부과금은 모두 등유의 73%선에 맞춰지고 있다.

특소세는 1백12원이 매겨지고 교육세와 판매부과금도 각각 16.8원과 17원이 부과되고 있다.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등유는 등유형 부생유에 비해 리터당 59.73원이 많은 제세부과금을 감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석유업계는 석유화학공정상의 부산물인 부생유에 대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안정적인 판매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삼성토탈에서만 유일하게 생산되는 등유형 부생유의 경우 이미 보일러연료시장의 20% 수준을 잠식하고 있어 특혜의혹마져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등유형 부생유는 지난 2002년 1백56만배럴이 팔렸고 2003년에는 1백65만배럴, 지난해에는 11월까지 1백49만배럴이 소비됐다.

그 과정에서 삼성토탈은 해마다 1백40~50억원 정도의 관련 세금을 등유 생산자들보다 덜 부담해왔다.

보일러연료시장에서 차지하는 부생유의 점유율도 2002년 12.4%에서 지난해에는 19.1%까지 빠르게 상승중이다.

같은 기간 보일러등유의 소비는 1천1백만배럴에서 7백53만배럴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정유사 임원은 "다양한 공적의무를 부여받는 석유제품에 비해 경쟁연료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이거나 석유대체성이 부각되는 등의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부생유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유채꽃 등에서 추출되는 바이오디젤의 경우 환경친화성과 석유대체성이 부각되며 경유에 부과되는 각종 공적의무가 면제돼 보급이 장려되고 있지만 부생유는 등유에 비해 품질도 조악하고 석유대체성도 없다는 것.

석유유통사업자들은 부생유의 시장점유율이 이미 부산물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데도 정부가 또다시 상당기간동안 안정적인 가격경쟁력을 제공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민연료인 보일러연료의 소비성향상 소비자가격이 리터당 60원 이상 벌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값싼 부생유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데도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쟁력을 보장해주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석유유통협회의 김복주 부회장은 "부생유는 석유화학공정상의 부산물로 원가개념이 없어 원유정제과정에서 다양한 고정비가 포함된 등유에 비해 제조원가가 낮은 만큼 충분한 시장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정부가 추가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특정업체를 봐주려는 특혜의 의혹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생유의 가격경쟁력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6년간 유지될 경우 보일러등유 자체가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등유는 지난 1999년 하루 평균 21만배럴이 소비됐지만 지난해에는 10만9천배럴에 그치며 5년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올해 등유소비 역시 지난해에 비해 최고 16.8%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석유협회의 석유수요전망위원회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보일러등유는 수요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며 향후 2~3년 이내에 발전부문이나 소수 산업체를 제외하면 큰 폭의 수요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유소업계측은 도시가스나 심야전력 등 대체제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보일러연료시장의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부생유에 대해서만 세제혜택을 부여해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토록 하는 것은 특정업체를 봐주려는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좀처럼 특혜시비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부생유의 공적의무 상향조정과 관련해 산업자원부 기초소재산업과측은 "당장 등유와 공적의무를 같게 하면 석유화학공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생유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돼 수요개발 등에 필요한 여유를 주기 위해 6년간의 유예를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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