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지난 10월 16일, 목요일 늦은밤. ‘2021 WGC(세계가스총회) 유치 성공’이라는 긴급 문자를 받았다.
이 소식은 국제가스연맹 총회가 열린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부터 국내 가스업계 관계자들끼리 자정이 넘도록 전해졌다.

기자도 그동안 WGC 유치위원회 활동을 취재해 오며 그들이 겪은 좌절과 고민, 열정을 가까이서 봐왔기에 그 성취감이 어느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었고, 진심을 담은 축사 인사를 건넸다.

한국은 경선에서 러시아, 노르웨이, 중국 등 총 4개국과 경쟁을 벌인후 2차 결선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 최종 유치국으로 선정됐다.

한국에서 WGC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그렇게도 간절히 기다리던 소식이었다. 한국은 WGC 유치전에서 이미 두 번의 쓴맛을 본적이 있다. 2002년에 ‘2009 WGC’, 2011년에는 ‘2018 WGC’ 유치에 도전했으나 모두 결선투표에서 아깝게 석패한 바 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유치위는 가스업계를 비롯한 에너지·외교채널을 총 가동하며 이번 총회를 준비해 왔다.

특히 가스공사 장석효 사장은 지난 1년간 84개 위원국을 일일이 방문하며 회원국들을 설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무엇 때문에 WGC 유치를 이렇게 간절히 바라고 기다려왔을까.

그 이유는 이번 WGC 유치로 인해 세계가스천연가스산업에서 고립돼오며 겪은 가격협상의 불리함, 아시아 프리미엄 등의 서러움을 떨칠 수 있는 반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스업계는 이번 WGC 2021 유치를 통해 현재의 유럽 및 북미 중심의 가스시장 흐름이 아시아로 이동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WGC 2021 유치로 인해 한국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총 9년간 국제가스연맹의 회장단으로 활동하게 되며 이를 통해 유·무형의 경제적 실리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IGU 사업 및 정책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세계 에너지업계에서의 영향력 제고, 양질의 정보 습득, 가스자원의 안정적 확보 등 국내 가스산업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직 2021년까지 7년이나 남았지만 그 효과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LNG 생산국-소비국 국제회의’에서 산업부 정양호 에너지원실장은 세계가스총회 개최국으로서 향후 ‘동북아 LNG 허브 구축을 위한 실무협의 그룹’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현재 수요-공급여건에 부합하지 않는 ‘아시아 프리미엄 지불’을 개선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한 셈이다.
한국가스학회 하동명 이사는 LNG 가격구조 개선 및 가스 허브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논의가 활성화되는 시점에서 WGC 개최는 한국이 IGU 의장국으로서 아젠다 선점 등을 통해 국제 협력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가스연맹 회장단으로 활동하게 되는 내년부터는 세계가스산업에 어떠한 비전과 아젠다를 던질지, 또한 2021년 세계가스총회에서는 한국은 세계에너지외교에서 어느정도의 위치에 올라서 있을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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