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LPG산업협회 이재홍 상근부회장]

▲ 한국LPG산업협회 이재홍 상근부회장.
[지앤이타임즈 이수헌 기자]

올해 18곳 배관망 사업 예정…LPG업계, 돌파구는 ‘가격 경쟁력 확보’

부탄시장은 정책적인 지원 절실…“연료사용제한 단계적 완화돼야”

LPG소형저장탱크 사업 추진·할당관세 0% 지속·개별소비세 폐지 촉구

“LPG는 그동안 낙후된 공급·사용 방식으로 인해 위험한 연료라는 오해를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LPG는 도시가스만큼 싸고 편리하며 안전합니다”

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 및 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을 주관하는 한국LPG산업협회 이재홍 상근부회장(회장직무대행)의 말이다.

이재홍 부회장은 LPG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원인을 환율이나 비싼 수입가를 탓하기 보다는 당장 공급방식, 사용방식을 고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마을전체를 배관망으로 연결하고 LPG로 취사와 난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을 계획하고 정부관계자를 설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한LPG협회와 공동으로 천안 삼곡마을에 시범사업을 벌이게 됐으며, 안전과 편리성은 물론 기존 프로판 용기와 등유, 화목보일러 대비 최소 30% 이상 연료비를 절감시켰다.

올해부터 LPG산업협회 주관으로 본사업이 시작된 마을단위 LPG배관망 사업은 올해 초 무려 8.2: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사업 신청자격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치권, 지자체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그야말로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경영악화에 놓인 LPG충전소는 판매점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대량으로 가스를 판매하는 신규 수요처가 생겼다.

이재홍 부회장은 미처 신청자격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사업대상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한 프로판 사용가구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협회는 오래전부터 동절기에 한시적으로 인하돼 왔던 프로판의 개별소비세 인하를 위해 정부에 끊임 없이 요구해 왔으며, 그 결과 올해부터 프로판에 대한 개소세가 완화돼 일부 결실을 맺게 됐다. 할당관세도 협회와 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0%로 연장됐다.

한편 자동차용 부탄시장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을이었다.

이 부회장은 “수송용 부탄수요가 그동안 LPG산업을 지탱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며 “하지만 2010년을 정점으로 이마저 급감하고 있어 LPG업계에 위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정부가 택시연료다변화를 위해 경유택시와 CNG택시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LPG업계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재홍부회장은 LPG연료사용제한 완화 필요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언급하며 “LPG산업의 충격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LPG연료 사용제한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완화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 “LPG가 비싸니까 안 팔리고 외면 받는 거죠”

이재홍 부회장은 “아무리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연료라도 가격이 비싸다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물건의 가치보다 비싸면 팔리지 않는다는 단순하고도 당연한 경제논리다.

이 부회장은 “국내 수입사들의 가격 안정화 노력에도 도시가스 확대 보급과 효율이 좋은 경유승용차의 등장으로 LPG의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며 “올라버린 수입 원가를 탓하며 주저앉기 보다는 업계 내에서도자구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LPG가격의 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은 지난해 천안 삼곡마을에 시범사업 이후 약 30% 정도의 연료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올해부터 추진된 본사업은 초유의 관심 속에 현재 전국 18곳의 대상지역 선정과 시공사업자의 최종선정을 마치고 공사 시작만을 앞두고 있다.

이재홍 부회장은 “지금처럼 LPG사용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생존권뿐만 아니라 범국가적인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라도 관련업계가 힘을 합쳐 LPG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과거 고급연료로 통했던 LPG의 이미지를 되찾아야”

언제부턴가 배관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 확대 보급에 LPG는 불편하고 낙후된 연료의 이미지를 얻게 됐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현재 LPG에 대한 인식은 낡은 회색 프로판 가스통에 어지럽게 연결된 고무배관을 상기시키는 등 그야말로 구식연료로 취급 받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에 LPG산업협회는 법령개정을 통해 다양하고 산뜻한 색상과 브랜드를 가진 새로운 용기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충전잔량이 확인 가능한 컴포지트 용기 등을 도입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깨끗하고 투명한 유통구조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부회장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태그(NFC)를 용기에 부착해 용기 소유주체와 수명, 안전검사 이력 등을 확인토록 하는 안전관리 사업도 시범사업 중에 있다.

ICT시범사업은 기존 용기 1만9500개, 신규 LPG용기 500개 등 2만개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LPG사업자 업무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액수가 연간 720억원에 달하고 가스사고도 연간 75% 이상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재홍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제는 낡고 위험한 회색 가스통이 아니라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노트북만 있으면 안전검사이력과 소유주체를 파악하도록 했다. 이재홍 부회장의 전공인 정보통신 분야의 최신기술이 오래된 프로판 용기에 녹아든 것이다.

◆ “가까운 미래에 LPG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

한편 이 부회장은 LPG 경쟁력이 하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까운 미래에는 LPG의 경쟁력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혁명으로 불리는 세일가스에 대한 기대다.

이재홍 부회장은 “세일가스전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LPG도 향후 지속적으로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으며, 결국 LPG가격 안정화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북미산 LPG도입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또 “그동안 북미산 LPG도입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운송비용 및 운송기간은 파나마 운하의 2016년 확장개통이 예고되고 있고, 2019년에는 니카라과 운하가 완공을 예정하고 있어 장애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렴한 북미산 LPG가 2015년 이후에는 국내에도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LPG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홍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는 이 같은 시기에 LPG가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연료로 재조명 받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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