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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에는 ‘신의 직장’이라는 시샘 어린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정년 보장과 연봉 체계 등이 사회 평균을 훨씬 뛰어 넘고 있는데서 비롯된 표현인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또다른 이유들이 있었다.

감사원은 최근 공공기관 경영관리감독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공공기관이 지녀야 할 도덕성과 책임감은 없고 철저한 집단 이기주의, 각종 부정 부패, 분식 등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국민이 피와 땀으로 만들어준 세금을 투입해 정부가 공적 사명으로 부여해준 역할은 무시하고 스스로의 권한 행사와 이익 늘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0년 12월에 투자자산 예산이 남은 것을 확인하고 이사회 승인없이 이를 재원으로 전 임직원에게 13억원 상당의 TV를 지급했다.

집행 방식도 남은 예산을 무단으로 이월시킨 후 집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석유공사는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자산 매입으로 2012년 기준 부채 규모가 18조원에 달할 만큼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연말에 남은 투자 예산을 불용 처분하기가 아까웠던지 그 돈으로 임직원들에게 TV를 돌렸다니 국민 세금은 주인 없는 돈이고 눈먼 돈이라는 표현이 들어맞았다.

지역난방공사는 급여성 복리후생비로 지급할 수 없는 점을 피해 행사비 명목으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6회에 걸쳐 모든 임직원에게 1인당 최고 70만원 상당의 백화점 물품 구매권을 지급했다.

이 복리행사에 투입된 돈만 30억원이 넘는다.

한전은 해외 본부에 파견하는 직원들의 해외수당을 타 공기업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인상했는데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총 인건비 산정에서는 아예 제외시켰다가 적발됐다.

한전 역시 2012년 부채규모가 95조원에 달할 만큼 엄청난 빚에 시달라고 있는데도 직원 복지에는 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빚더미에 앉아 있는데도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낌없는 모습들은 성과로 판단받는 민간기업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로 ‘공기업이 어려워도 국민 세금으로 메우면 되고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이 바탕돼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와 석유관리원은 인사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내부 압력이나 서류 조작 등을 통해 비리를 저질렀다.

석유관리원은 2012년 정직원 채용 과정에서 일부 입사 지원자가 제출한 전형 서류 일부가 조작되며 부당 취업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과정에서 관리원 내부 직원들이 의도적으로 서류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광물자원공사는 면접위원이 면접평가표 위조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극히 공정해야 할 공공기관 인사 채용이 압력이나 청탁 등으로 얼룩졌고 그 결과 마땅히 선택받아야 할 지원자가 탈락하는 부조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석유관리원은 인건비 항목에 이미 포함된 국민연금사용자부담분을 타 계정에 다시 반영해 경영실적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결과 공공기관 경영평가점수를 높게 평가받았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0월과 12월에 한 해외 자회사 매각 과정에서 인수 의향 업체들로부터 견적서를 접수받았는데 그로 인한 효과를 부풀러 보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자회사 매각으로 임직원 연금 정산, 해고비용, 환경복구비 등의 제반 비용까지 고려할 경우 최대 1억13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오히려 이 회사 매각으로 1033억원의 부채 감축이 가능한 것으로 허위 보고한 것인데 회계나 경영성과를 좋게 보이기 위한 일종의 ‘분식(粉飾)’으로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공무원은 공공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의미의 공복(公僕)으로 불러지기도 한다.

민간기업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사업들을 정부를 대신해 수행하도록 만들어진 조직이 공공기관인 만큼 이들 역시 국민의 심부름꾼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보여지는 모습들은 신의 직장에서 특권을 누리는 한편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가기 위해 각종 편법과 부정을 일삼는 부패한 조직에 불과하니 국민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배신감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겠는가?

앞으로 공공기관을 두고 '신의 직장'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겠다.

공공기관의 행태가 '신' 조차 타락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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