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시장 다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의 편의성과 안전성, 가격경쟁력 등을 주장하며 일부 전기레인지 사업자들이 도발하는 모양새이고 가스업계가 실험적 데이터를 통한 반박과 법정 대응 방침 등 강경 입장을 내세우며 초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일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가스레인지가 주부 폐암과 치매를 유발하고 있고 독일 등에서는 가정용 가스레인지 사용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가스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최근 들어 전기레인지 보급이 확대중이고 홈쇼핑 등을 통해 소비자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 와중에 가스레인지 유해성 논란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레인지(range) 시장의 경쟁을 들여다 보면 본질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는가에 있다.

전기는 싸고 안전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인식을 레인지 시장에 접목시켜 가스 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가 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인식에는 상당한 오류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전기의 원가 보상률은 8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원가 대비 12% 수준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뜻이다.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기록중인데 낮은 전기 요금이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기 요금 현실화 카드를 꺼내 든 정부가 지난해 1월과 11월에 잇따라 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전기의 가격 경쟁력은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

값싼 요금 때문에 전기에너지로의 쏠림 현상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특히 그 중심에는 전 세계적으로 축소 또는 폐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원전의 확대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되서는 안된다.
안전사고나 인체 유행성 논란도 각종 통계나 실증 실험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국가공인기관인 한국에너지기기시험원이 최근 가스레인지 연소시 유해물질 발생 실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연소실험 전용면적 25평의 실내에서 2구 가스레인지를 최대 화력으로 1시간 지속 사용했을 때 일산화탄소 농도가 최대 35.8ppm로 측정됐다.
대기중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인 50ppm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안전 사고 역시 과거 3년간의 통계에 따르면 도시가스는 평균 27건인 반면 전기는 9900건으로 오히려 전기 안전사고 발생건수가 월등히 높다.

결과적으로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에 비해 가격이나 안전, 인체에 유익하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는 상황인데 전기레인지 판매 사업자들은 근거없는 낭설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레인지 시장을 둘러싼 시장 경쟁으로 치부되서는 안된다.
전기에너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막연한 우호적 인식들이 깔려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언제든 레인지 시장과 유사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만큼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라 잡아줄 필요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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