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토탈이 제 5의 정제사로 떠오르는 가운데 석유유통업계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삼성토탈은 올해 하반기까지 제2 파라자일렌 공장 준공을 추진 중인데 이 공장이 가동되면 휘발유 생산량은 현재 연간 500만배럴, 경유는 700만배럴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열린 정기총회에서 석유유통협회는 삼성토탈이 올 하반기에 알뜰주유소에 경유를 대량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로 석유 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 위반이나 특혜가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유사들도 삼성토탈의 행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삼성토탈은 최근 석유협회 가입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석유 전자상거래에서도 이미 정유사 거래 대상에 포함된 상태다.

과열 경쟁 시장인 정유 업계에 경쟁자가 하나 더 생기는 일일뿐더러 새 경쟁자가 기존 정유사에 비해 유통망 관리 비용 등이 들지 않는데다 정부의 특혜를 받을 가능성까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국감에서 삼성토탈 특혜 시비가 제기되면서 산업부는 알뜰주유소 공급 휘발유를 수의계약 형태로 공급받던 방식 대신 경쟁계약으로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석유유통업계에서는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에 경유를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석유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기존 4대 정유사와 달리 자체 물류망이 없어 법적으로 수의 계약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이에 대한 법적 검토도 마친 상태라고 들었다”면서 “아무래도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방식이 기존 정유사와는 다를 테니 특혜 시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유소 사업자 중에는 삼성토탈이 석유제품을 알뜰주유소에만 공급하지 않는다면 주유소에겐 오히려 이득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경쟁자가 하나 늘어난 만큼 정유사들이 주유소에게 더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할 가능성이 커지는데다 혼합판매가 활성화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토탈이 국내 석유유통시장에 발을 들이며 손해를 보는 쪽도 이득을 보는 쪽도 생기겠지만 이로 인해 유통업계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 정부 특혜 등의 잡음이 들리지 않도록 삼성토탈이 공정한 경쟁에 참여하고 석유 최상위 공급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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