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지분 매입, 관로 즉각 이용은 어려울 듯
석유협회 회원 가입도 추진, 정유 회원사는 반대
독자 브랜드 구축 안할 듯, 특혜*무임 승차 논란 불가피

▲ LPG 수입업에 진출한 이후 삼성토탈은 독자 LPG 유통망 구축 작업을 벌였지만 현재는 중단하고 철수시킨 상태다.사진은 지난 2010년 개설된 삼성토탈 브랜드 1호점인 인천시 소재 한 LPG충전소 전경이다.
제5정유사로 부상하며 휘발유에 이어 경유 생산까지 추진중인 삼성토탈이 전국 관로 물류 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유사들이 주주사인 대한송유관공사의 지분을 삼성토탈이 매입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전국 석유 관로 수송 전문 기업인 송유관공사는 최대 주주인 SK이노베이션이 41%의 지분을 보유중이고 GS칼텍스가 28.62%, S-OIL 8.87%, 현대중공업 6.39%, 대한항공 3.1% 등 정유사나 유관 기업들이 주요 주주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 정부측인 산업통상자원부 9.76%, 석유공사 2.26% 등도 주식을 보유중인데 공공기관 경영합리화 작업의 일환으로 석유공사가 송유관공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고 최근 삼성토탈이 매입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따라 일반적인 상법상 주주명부폐쇄기간이 끝나는 3월 말 이후부터는 삼성토탈이 송유관공사 주주로써 각종 의결권 등을 행사할 수 있게 되고 파이프라인을 통한 전국 석유 수송 기반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유관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석유수송관로는 정유사 등 주주사가 아니더라도 수송비용을 지불하면 이용이 가능하지만 송유관로 이용 기준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관로 수송 물량이 보장돼야 하고 수송 석유의 안전성 등이 검증되는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인데 삼성토탈이 송유관공사의 주주가 될 경우 관로를 통한 석유 수송 등에 보다 쉽게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송유관공사와 삼성토탈간 직접 석유수송관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이 송유관공사의 석유관로를 바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같은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송유관공사의 석유파이프라인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데 현재도 송유관로 이용율이 높은 상황에서 삼성토탈 물량을 떠안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측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석유협회 가입 추진 등 정제산업 지분 확대 모색

삼성토탈은 정유사 사업자단체인 대한석유협회 회원사 자격을 얻기 위한 작업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토탈이 석유협회 가입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정제업 등록을 마친 삼성토탈은 꾸준히 대한석유협회 가입 의사를 밝혀 왔다.

하지만 삼성토탈은 원유정제시설을 통하지 않고 석유화학공정에서 산출되는 부산물을 활용해 석유 반제품을 만들고 있는데다 독자적인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고 현물 위주로 석유를 공급하는 등 기존 정유사와 사업 구조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어 석유협회 회원사들이 가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협회가 정유산업의 이익대변단체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토탈이 회원사로 가입해 각종 현안 등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기존 정유사들과 상당한 의견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정제시설과 고도화설비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고 전국적인 석유 유통 네트워크와 석유안보에 대비한 비축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삼성토탈은 본연의 사업인 석유화학공정에서 생산되는 일부 석유 반제품을 유통시키는데 불과한데도 정유사와 동등한 지위나 대우를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삼성토탈은 별도의 석유 유통망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휘발유 반제품을 생산중인데 석유공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고 저장시설 등도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축시설 등을 임대 사용하면서 특혜 시비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특히 삼성토탈은 LPG 완제품도 수입해 내수시장에 공급중인데 한때 충전소 독자 브랜드를 설립했지만 전면 철수하는 등 ‘삼성’ 브랜드를 통한 석유와 LPG 유통망 구축은 포기한 상태로 독자 상표 대신 선발 정유사나 LPG 수입사가 구축한 유통네트워크에 현물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토탈이 정유사나 LPG 수입사의 상표권을 무시한 채 선발 기업들이 구축한 유통망에 현물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석유공사 등으로부터 각종 특혜를 제공받으면서 석유시장에 무임승차하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가 기존 정유사를 견제하기 위해 내수 석유시장에서 삼성토탈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삼성토탈도 석유협회 가입과 송유관공사 지분 매입 등을 통해 국내 정유산업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추진중이어 특혜시비와 무임승차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2월 열린 물가관계대책회의에서 알뜰주유소에 대한 삼성토탈의 공급비중 확대를 정책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당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알뜰주유소에 공급되는 휘발유중 삼성토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하반기 기준 7%에 그쳤는데 2013년 말에는 32%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 소개되어 있는데 정유사와 달리 석유공사와 수의계약 형태로 휘발유 반제품을 공급하는 삼성토탈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방안까지 제시한 것이 일종의 시장 개입이며 특혜라는 지적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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