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달콤하면서도 잔인하다는 양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경쟁의 열매의 맛볼 수 있는 특권은 소비자에게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열매를 만들기 위해 사업자들은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농협 중앙회의 면세유 수수료 부과방침이 발표되면서 주유소업계가 또다시 피튀기는 경쟁에 내몰려야 한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면세유공급과정에서의 비용부담을 이유로 공급가액의 2%에 달하는 수수료를 기름 소비자인 농민에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농협측은 소비감소 등으로 출혈경쟁이 한창인 주유소업계의 현실을 인식한 듯 「결국 수수료는 농민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과정에서 주유소가 부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인식하는 듯 하다.

실제로 작은 시골동네에 네다섯곳씩 널려 있는 주유소가 절대 고객인 농민의 눈길을 끌어 면세유를 팔기 위해서는 수수료중 상당분을 스스로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협이 면세유티켓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징수해도 될 것을 그 창구를 주유소로 미룬 것도 결국 석유사업자들의 경쟁심리를 활용해 농민들의 부담을 줄여 보겠다는 교묘한 속셈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을 대신해 무상으로 면세유 수수료를 거둬 들여야 하는 주유소는 한편에서는 농민고객의 비위를 살피며 수수료걱정까지 떠안아야할 판이다.

농협과 농민간의 틈새에 끼인 주유소는 또다시 경쟁에 내몰리면서 농협과 농민에게 힘써 일해 거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바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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