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 재활용 열배관망, 명분만 쫓아서는 안된다
폐열 재활용 열배관망, 명분만 쫓아서는 안된다
  • 김신 기자
  • 승인 2014.01.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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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을 심의중인데 원전 비중에 이어 폐열을 활용한 수도권 지역난방 공급 확대 방안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녹색성장위원회는 최근 에너지기본계획안을 심의했는데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폐열을 활용한 열배관망 건설사업이 포함됐다.

이른 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사업은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생산되는 미이용 열에너지를 광역 열배관망을 통해 수요가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지역난방공사가 추진중이다.

버려지는 폐열을 난방용 에너지로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을 법도 한 이 사업은 하지만 경제성 과다 산정, 중복 투자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일단 사업 추진 주체인 지역난방공사의 전망은 희망적이다.
발전소와 제철소, 산업체, 폐기물 시설 등에서 생산되는 수도권내 미이용 열에너지중 회수 가능한 열량을 연간 1137만Gcal로 산정하고 있는데 이런 버려지는 열원을 광역 배관망을 구축해 수요가에 공급할 경우 경제성과 공공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이용 열에너지를 활용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 곳곳에 도시가스 배관망을 깔아 놓은 도시가스업계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지역난방공사가 제시하는 미이용열의 공급량과 수요량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미이용열 공급량중 실제로 발전배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순수 폐열은 2.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스터빈에서 생산된 열을 스팀터빈으로 보내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대부분이 미이용열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사실이라면 큰 국가적 에너지 낭비를 초래할 수 도 있는 사안이다.

도시가스업계가 이미 배관망을 구축해놓은 상황에서 9000억원을 들여 155㎞ 구간의 열배관망을 건설하는 것이 중복 투자라는 지적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 문제는 자칫 지역난방공사와 도시가스업계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의 한 줄기가 될 수 있고 대규모 국책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해관계자들과 중립 인사들이 참여한 실무기획 추진단을 구성해 공론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이미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한 줄기로 포함되어 있는 만큼 가야할 방향을 정해놓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법도 하다.

버려지는 폐자원은 자원빈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제2의 에너지원이 될 수 있고 온실가스 감축 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 이용열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엄청난 규모의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정부는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또한 배관망 구축 사업은 일단 한 번 삽을 뜨게 되면 중단하기가 어렵고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과연 국가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정책인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이 자칫 MB정부 시절의 4대강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폐열 재활용이라는 명분에 매몰되서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