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천대 김창섭 에너지 IT학과 교수
올해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이 수립돼야 하는 해이다.

지난 5년간의 우리나라 에너지시스템에 대한 총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향점에 대한 설정을 하는 중요한 해인 것이다.

과감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며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인 스마트그리드 역시 핵심적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연말까지는 원전 비중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야 하고 또한 더 어려운 문제인 핵폐기물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은 정부의 어느 계획수립 과정보다도 더 확고하게 개방적 거버넌스를 택하고 있다.

시민사회계도 의외로 이러한 거버넌스를 자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원만한 첫 걸음을 디딘 것으로 본다.

원자력·신재생 등의 에너지는 근본적으로 정책적 자원으로서 정부의 결정이 그 수요를 결정하는 에너지이며 동시에 안전, 비용 등에서 많은 논란이 있으므로 다른 에너지에 비해 사회적 수용성이 중요하다.

한편 우리나라의 주력에너지는 여전히 화석연료로서 석탄·석유는 가장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요체는 이러한 화석연료를 가능한 원전과 신재생으로 대체한다는 것이었으므로 저탄소 정책의 향방은 바로 화석연료 정책의 향방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 에너지와 화석연료는 각각 상이한 공학적·경제적·환경적 특성을 가지므로 그 선택 역시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대체적인 공감대는 원전 비중은 1차 기본계획에 비해 축소해야 하는 것 같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역시 비용과 기후변화의 압력 약화로 기 설정된 목표의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접근은 결국 자동적으로 기존 화석연료의 비중 확대를 시사하며, 이러한 흐름이 본격화된다면 결국 다시 지구온난화로 논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안전하고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는 무엇인가?

이는 참으로 어려운 논쟁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올해 이렇게 복잡하고 상호 모순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과 갈등이 예상되는데 결국 어느 위험을 더 심각히 볼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의 개방적 거버넌스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의 인지와 공감대가 낮으면 그 선택은 결국 논쟁만을 유발할 뿐이라는 것이다.

에너지에 대한 소비자와 산업계의 적정한 책무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의 안전하고 싸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조합은 불가능할 것이다.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국제적인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올해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수립이 이러한 어려운 선택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중대한 과정으로 승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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