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윤 기자
LPG의 날은 2005년 LPG업계 관계자들의 노고를 위로·격려하고 국민들에게 청정연료인 LPG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또 LPG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LPG산업계의 의지를 결집하고 중소사업자 지원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을 홍보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매년 10월 2일을 기해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생일은 태어난 날에 지켜야 그 의미를 제대로 기념할 수 있다.

하지만 제8회 LPG의 날은 생일 한달이 훌쩍 지난 11월 12일 열렸다.

LPG의 날이 국정감사 일정과 겹쳐 유관 부처인 지식경제부가 바쁜 날을 피하고 관계 공무원이 참석 가능한 날에 맞춰 행사를 마련했다는 게 LPG업계의 설명이다.

뒤늦게 차려진 생일상에서는 LPG의 날 의미를 되새길 수도 없었다.

LPG산업계의 결집을 다지는 날이 아닌 LPG판매업계만의 잔치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LPG업계를 대표하는 한국LPG산업협회,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 대한LPG협회가 공동 제작한 LPG의 날 초대장대로라면 생일상은 1부 케이크 커팅과 축사, 유공자 포상 등이 진행되는 기념식과 2부 LPG산업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로 차려져야 했다.

하지만 기념식이 끝난 후 오후 1시에 진행되기로 했던 세미나는 열리지 않고 차림표에는 없던 LPG판매업계의 전국LPG판매사업자 안전관리 결의대회가 2시에 불쑥 열려 혼선을 빚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물으니 ‘LPG의 날 공식 행사는 1부 기념식으로 끝나고 세미나는 LPG판매업계의 안전결의대회 후 판매협회가 3시부터 진행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초지종을 파악해보니 LPG수입사의 지원을 받은 LPG판매업계의 안전결의대회가 LPG의 날 행사와 같은 날 열린 것이다.

그간 LPG판매협회는 LPG수입사의 큰 고객으로 인정받길 바라며 수입사에 전국LPG판매사업자들의 워크숍 등 행사 비용 일부를 요청해온 바 있다.

따라서 LPG수입사는 LPG의 날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LPG의 날과 같은 날에 맞춰 LPG판매업계의 행사가 열리길 기대하며 행사비 일부를 보조했다.

그렇다면 예정대로 1부 기념식과 2부 세미나가 끝난 후 LPG판매업계의 안전결의대회는 마지막에 열려야 일정이 엉키지 않았다.

하지만 돋보이고 싶은 LPG판매협회는 나머지 두 개 단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안전결의대회를 먼저 진행한 것이다.

더군다나 LPG판매협회는 LPG의 날 행사보다 자기들만의 결의대회에 더 큰 신경을 쓴 듯했다.

결의대회에는 1부 기념식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국회 이진복 의원(새누리당, 부산 동래구)이 등장해 LPG판매업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축사했다.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권 인사가 LPG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LPG산업계의 결집을 다지는 1부 기념식에 참석했으면 의미가 더 컸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세미나에서는 지경부 이용환 가스산업과장의 ‘LPG산업의 발전방향’의 주제발표가 진행돼야 했지만 세미나가 두 시간 뒤로 미뤄져 이용환 과장은 오후에 바쁜 일정이 있다며 1부 기념식에서 5분짜리 축사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이 바람에 가스산업과장의 일정에 맞춰 뒤늦게 차려진 LPG의 생일상이 초라해지고 행사는 뒤죽박죽이 됐다.

LPG의 날 행사를 주최한 세 개 단체의 소통 부족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내년 LPG의 생일잔치는 세 개 단체가 충분히 협의한 후 열리길 바란다. 또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LPG의 날 행사는 ‘시간이 나야 가는 자리’가 아니라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제정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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