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절기 냉방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것으로 냉방은 이제 선택재가 아닌 필수재가 되어가고 있다.

국내 냉방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전기에어컨, 터보냉동기 등 전기식 냉방기기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전기냉방기의 확대보급 및 사용 증가는 우리나라의 하절기 전력 피크부하를 매년 증가시키는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력망의 안정성 저해 문제와 더불어 국가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1년 8월 국내 하절기 전력피크부하는 3만8374 GWh로 2010년 같은 기간의 3만7265 GWh 대비 약 3%가 증가했다.

지역냉난방 사업을 주로 하는 집단에너지는 전력, 가스 등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최종에너지원이다. 열병합발전 및 소각열 등의 에너지를 일반화력 등에 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의 활성화는 국가에너지 수요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대응수단이다.

하지만 집단에너지 또한 수요 및 매출구조 측면에서 동고하저(東高夏低)의 계절적 불균형 문제점을 갖고 있다. 동절기에 발생하는 난방수요 대비 하절기 열 수요가 매우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집단에너지 사업자의 불안정한 매출구조와 더불어 하절기 열병합발전소의 이용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문제점을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집단에너지의 하절기 수요개발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상황이다.

◆ 지역냉방 통해 에너지 수요 관리해야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상승문제와 집단에너지의 하절기 열수요 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지역냉방을 꼽을 수 있다. 지역냉방이란 하절기 집단에너지의 열병합발전소 및 소각열 등 가용할 여열(폐열)을 활용해 흡수식냉동기 및 제습냉방기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냉방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역냉방의 구동에너지는 75~95℃의 난방수로 전기냉방방식과 비교 시 전력소비량이 확연히 적은 장점이 있어 지역냉방 확대보급 시 하절기 국가 전력피크부하 절감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냉방 확대보급은 사업자 측면에서 난방수 사용량 증가로 인한 하절기 매출증대와 더불어 열병합 발전소 이용률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전력피크부하 완화와 하절기 열병합발전 활성화 등 국가에너지 수급측면에서 지역냉방은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지역냉방은 총 532개 건물에 공급 중이며 319천RT의 냉동기가 가동 중으로 매년 약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건물에 비해 보급률이 미미한 수준으로 안산지역의 공동주택 106세대에 2006년 설치 운영하는데 그치고 있다.

건물 및 공동주택에 공급하는 지역냉방은 온수를 이용한 흡수식냉동기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흡수식냉동기는 낮은 압력에서 물을 뿌려주면 쉽게 증발해 주위의 열을 빼앗아 온도가 떨어지는 원리로 95℃의 지역난방수를 활용해 8℃의 냉수를 생산한다.

일반적인 흡수식냉동기 내부는 크게 흡수기, 재생기, 응축기, 증발기 등 4가지로 구성된다. 기존의 흡수식냉동기는 95℃의 난방수가 공급돼 80℃로 회수되는 시스템으로 열 이용온도가 15℃에 불과해 하절기에 지역난방 회수온도 상승을 초래하고 열 손실량 증가와 더불어 발전효율 저하를 야기시켜 집단에너지 사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006년에 열 이용률을 기존 흡수식냉동기(1단 흡수식냉동기) 대비 2.3배 향상시킨 2단흡수식냉동기를 개발했는데 열 이용률 극대화를 위해 재생기 2개를 추가로 설치한 시스템으로 지역난방 회수온도를 55℃까지 떨어뜨려 열병합 발전효율 저하 방지와 더불어 열 이용률 증대로 인해 지역냉방 추가 수요 개발을 용이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다만 흡수식냉동기는 하절기 열병합 배열 및 소각열을 통해 생산된 지역난방수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이지만 큰 기기설치 면적 및 냉각탑 설치 필요성 등 여러 기술적 어려움으로 현재 건물 이외의 공동주택에 보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지역냉방을 공동주택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흡수식냉동기를 이용한 방식보다는 개별세대 설치가 가능하고 냉각탑 설치가 불필요한 냉방공급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이같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기존의 세대 난방용 열 배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각 세대에 설치가 가능한 ‘공동주택 제습냉방시스템’을 들 수 있다. 제습냉방은 타 냉방대비 제습능력이 탁월해 여름철 고온다습한 국내기후에 적합하다.

제습냉방시스템은 해외에서는 주로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주택 보급목적으로 1990년대 KIST에서 기초연구를 시행한 이후에 2006년 지역난방공사와 KIST가 4kW급 시작품을 개발해 현재는 2010년 지식경제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상용화 실증연구가 진행 중이다.

공동주택 제습냉방시스템은 탁월한 제습기능과 실내공기 탈취, 항균기능과 더불어 새집증후군 등을 유발하는 VOC 물질의 제거가 가능한 친환경 시스템으로 향후 상용제품 개발 시 지역냉방 확대보급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냉방 확대보급시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완화로 인한 추가 발전소 건설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친환경 냉매인 물을 사용하고 열병합발전의 이용률을 증대시켜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 측면에서도 열 수요 개발을 통한 매출 증가로 인해 동고하저 매출구조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개별 에어컨이 필요 없는 쾌적한 주거환경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에어컨 대체에 따른 세대 내 전기요금 완화로 인해 저렴한 사용요금으로 보다 쾌적한 하절기 실내환경을 구현할 수 있어 정책적인 확대 보급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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