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빈곤 퇴치, 명분 걸맞는 수단 마련돼야
에너지 빈곤 퇴치, 명분 걸맞는 수단 마련돼야
  • 김신 기자
  • 승인 2012.08.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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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 편집국장
19대 국회들어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복지 제공이 또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국회 노영민 의원은 최근 에너지복지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에너지빈곤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에너지빈곤층은 에너지 구입비용이 가구 소득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계층을 의미하는데 전국적으로 약 130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값싸고 편리한 도시가스 공급 대상에서 소외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다.

때문에 등유나 LPG 등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의 연료를 소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행사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복지 역시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는가다.

정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에너지 빈곤층 등에 지원하는 총 재원은 한해 1조 2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더해 추가적인 에너지 복지기금을 마련하고 빈곤층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 수단이 마땅치 않다.

지식경제부가 운영중인 에너지자원특별회계 등에 에너지복지기금 활용 방안을 명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천문학적 지원 비용을 충당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한때 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출연해 복지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에너지 요금 인상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이유로 백지화된 바 있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은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지금도 정부가 공급 가격을 통제하면서 막대한 적자나 미수금을 떠안고 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에너지 요금 할인, 연체요금 유예 등의 복지 사업도 벌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기업들의 호주머니를 또다시 털어 에너지복지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사회적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에너지빈곤층 지원을 위해 출연하는 공기업 자금은 결국 불특정 다수의 에너지 구매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개념에서 출발한 기초수급생활자나 차상위계층과 에너지빈곤층을 어떻게 구분하고 설정하는가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빈곤층 가구에 고효율에너지설비를 지원하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이들 상당수가 자가 주택 소유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 재원이 주택 실 소유주에게 전달되는 왜곡 현상도 문제다.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에너지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복지나 기본권을 보장해주려는 시도는 당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원 대상에 대한 명확한 설정과 효과적인 지원 체계 구축, 재원 확보 방안 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