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유사와 공급계약 논의, 특정 정유사 물망올라
정유업계-“현실성 없어”, 자금력 관건
"주유소協과는 관련 없이 독자노선 선택할 것"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가 지난 24일 제2의 알뜰주유소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는 3월 중 대리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연합회가 자체적으로 운영할 대리점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이 가운데 특정 정유사와 협상이 진척된 부분도 있다”고 암시하며 “이르면 오는 3월내로 연합회 자체 석유대리점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자영주유소연합회는 지난해 ‘SK자영주유소연합회’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사업자 단체다.

지난해 4월 SK에너지가 리터당 100원 인하 정책을 실시할 당시 다른 정유사와 달리 신용카드 할인 방식을 선택해 SK자영주유소업계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을 공식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자영주유소연합회가 결성됐다.

지난 24일 이들은 연합회원 범위를 타 브랜드 자영주유소 사업자까지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명칭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연합회의 목적도 다수의 주유소 사업자들이 공동구매로 싼 값에 기름을 구매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차원으로 확대됐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과 비슷한 컨셉인 셈이다.

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유사 브랜드 자영주유소 사업자뿐만 아니라 자가폴주유소와 알뜰주유소 사업자까지도 원한다면 연합회에 가입할 수 있다.

연합회원이 아니어도 자영주유소 사업자는 누구나 연합회에 기름 구매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면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조건도 제시해 그 대상을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연합회 김진곤 사무국장은 “연합회원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운영하던 주유소 브랜드는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운영하게 될 연합회 석유대리점에 기름을 공급하는 정유사 브랜드로 폴을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까지 연합회에 가입한 회원은 총 992개 주유소 사업자로  정유사를 구매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정유사 브랜드 자영주유소 사업자들이 각각 정유사와 맺고 있는 사적 공급 계약과 관련한 법적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자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주유소 사업자들과 석유제품 전량 구매 또는 일부 구매 계약을 맺고 있다.

사업자별로 계약 기간이 다르고 계약 내용도 달라 일괄적으로 공급 계약을 전환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인 것.

이 때문에 연합회는 고문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으로 회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연합회의 이 같은 단체행동에 정유업계는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주유소 사업자들의 공동구매 시도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정유사와 주유소간 거래도 주유소 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에 따른 사적 계약에 근거하고 있어 계약 위반 사항만 없다면 어떤 식의 영업 행위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것.

한 정유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유소 사업자들은 정유사와 전량 구매 계약을 맺고 있고 예외적으로 타 정유사 석유 취급이 허용된다고 해도 혼합판매 방식 등에 대한 제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합회는 이번 공동구매 계획과 명칭 변경 등은 주유소 사업자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주유소협회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연합회는 협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이유도 없을뿐더러 의사결정과정에서 협회를 신경 쓰지도 않았음을 밝히고 향후에도 주유소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권익만 생각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연합회의 단체행동은 협회의 의사가 반영된 부분이 전혀 없고 특별히 연합회에 대해 신경쓰는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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