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신영 기자
지난 1월 역곡주유소를 시작으로 지난 4월 서울 강북구 화계주유소가 석유관리원과 석유품질보증프로그램 협약을 맺은 6번째 주유소가 됐다.

정유사폴을 달고 운영하는 주유소에 비해 소비자 신뢰도가 약한 자가폴 주유소 사업자들에게 정부가 직접 품질을 관리해주고 보증해준다는 석유품질보증프로그램은 자가폴 주유소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제로 올해 5월 주유소협회가 집계한 자가폴 주유소 수는 748개소로 지난해 같은 달 479개소였던 것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증가했다.

자가폴 주유소가 증가하는 것은 유사석유 판매로 적발된 주유소를 정유사가 디브랜딩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정유사 마케팅 비용을 제거하고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시도가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7일 정유4사가 기름값 리터당 100원 할인 정책을 실시하면서 자가폴 주유소 사업자들은 큰 위기를 맞았다.

정유사들이 할인 공급 대상으로 자사폴 주유소만 한정했고 석유대리점에도 할인혜택을 제공하지 않아 자가폴 주유소들은 가장 큰 경쟁력이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정부가 보증해준 자가폴 주유소의 품질도 고유가 시대 판매 가격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정부는 자가폴 육성 수단으로 깔끔한 외관을 위해 캐노피 디자인 비용 지원 등 여러 가지 방책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유류 구매시 소비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이번 100원 할인 정책 기간 동안 수많은 자가폴 주유소 사업자들이 대책을 강구했지만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가격경쟁력과 고객을 잃어야만 했다.

석유품질협약을 맺은 한 자가폴 사업자는 정유사 폴을 다시 달아야 하나 고민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력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정유사를 상대로 어떤 경우에도 가격경쟁력을 유지해 ‘원가절감형 주유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한다면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을 고려한 방책도 분명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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