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정빈 대한석유협회 홍보실장
지난 해 8월, CNG 버스폭발로 인해 버스의 안전과 대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탱크교체와 점검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CNG버스보급은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경유차를 CNG차로 교체하는 정책을 대기질 개선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는 전체 버스 8600여대중 97%가 CNG버스로 바뀐 덕분에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가 2006년 74㎍/㎥에서 작년 47㎍/㎥까지 내려갔다는 입장인 듯 하다.

그러나 이는 성급한 결론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이 경유버스를 CNG버스로 대체한 효과라고 단정할 수 없다. 서울시의 전체 차량등록 대수 300만대중 CNG는 8300 여대로 0.25%에 불과하다. 0.5%도 되지 않는 차량교체로 서울시의 미세먼지를 30%가까이 줄였다는 주장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정책은 ‘경유차가 서울미세먼지의 66%를 배출한다’는 환경부의 입장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미 대기환경학회, 서울대연구팀 등이 자동차 오염기여율은 10%~14.4%대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오염원은 외면한 채 자동차 대책에만 매달리는 환경부·서울시의 수도권대기정책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의 미세먼지 오염기여율은 굴뚝, 황사, 타이어, 배기가스, 건설현장 순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 한다.

경유는 한때 시커먼 매연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정유업계가 23조에 이르는 막대한 재원을 투자해 화려하게 백조로 변신했다.

경유의 황함량은 500ppm에서 10ppm으로 떨어졌고 미세먼지도 10분의 1로 줄었다. 이에 상응한 엔진기술과 매연저감장치의 눈부신 발전은 ‘클린디젤’기술로 이어져 연비는 CNG 및 LPG차량보다 약 30% 높고 CO2 배출량은 25% 적은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재 경유는 세계가 모색하는 환경성, 경제성, 안전성을 구비한 차세대 연료가 되었다.

최근 각종 그린카 대회에서 폭스바겐의 경유차 ‘블루모션’이 올해의 그린카로 선정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만 낙인찍은 경유차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이젠 벗겨줄 만하지 않는가?

서울시는 앞으로도 CNG차 보급을 확대해 프랑스 파리(30㎍/㎥)수준까지 이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모델로 삼고 있는 프랑스의 버스는 전량 경유차이고 승용차를 포함한 경유차보급률이 70%를 넘고 있다.

이러한 논리적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기초통계 자료의 확보를 통해서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세계는 연비와 CO2감축 경쟁이 뜨겁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정부의 각종 지원책과 유인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코펜하겐 체제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연비조건과 CO2 감축을 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15년까지 연비는 16.6㎞/ℓ, CO2는 140g/㎞수준을 의무화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차는 우리나라 여건상 클린디젤차 밖에 없어 보인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서는 경유가 아직도 공해의 주범으로 몰려 있다.

그 결과 현재 최고의 효율성을 갖춘 국내산 경유가 수요처가 없어 절반을 수출한다. 지금이라도 정책입안자들은 경유가 대기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개선하고, 세계와 미래를 대응한 효율적인 환경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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