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격 T/F서 '석유가격 비대칭성 없다' 결론

정유사 가격결정방식 문제점도 발견 못해
시장경쟁 활성화 등 원론적 처방에 그칠 듯

기름값 잡겠다며 칼을 빼든 정부가 궁색한 처지에 몰렸다.

국내 기름 가격의 비대칭성 여부와 정유사의 가격결정방식 적정성 등을 따져보기 위해 정부와 업계, 시민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석유가격 테스크포스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문을 닫게 생긴 것.

정부는 지난 1월 지식경제부 주도로 석유가격 테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석유 가격 결정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에 착수했다.

당시 T/F 발족이 주목을 끈 배경은 정부측에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총리실 등 기름 물가 관련 정부 기관이 총 망라돼 참석한데다 소비자시민모임 산하 석유시장감시단과 에너지경제연구원, KDI 등 연구기관, 석유공사와 소비자원 등 정부 산하 기관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정부 정책 결정권자들과 국내 저명한 전문가들이 총 망라된 가운데 정유사 가격결정 방식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파트와 석유가격 비대칭성 여부를 분석하는 파트로 나눠 점검 작업에 들어간 것인데 결과적으로 국내 기름가격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정유사는 내수 공급가격을 싱가포르 국제 제품 가격에 연동해 산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T/F에서는 국제 제품가격 연동 방식의 장단점, 원유가 연동방식과의 비교, 해외 주요국 제도 현황, 제도개선 필요시 대안 검토 등을 집중 논의해 왔다.

하지만 정유사들이 준용하고 있는 싱가포르 국제 제품 가격 연동 방식이 국내 기름 가격을 상승시키거나 비대칭성을 유발하는 특별한 요인을 찾지 못한 것.

T/F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는 정유사 가격결정 방식을 국제 원유가격에 준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으로 결정되는 것을 희망했지만 개방된 시장에서 국제 제품 가격을 준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우세해 현재 가격 결정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 측에서는 정유사 가격결정방식의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대신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테면 석유수입 활성화나 정유사간 경쟁 확대 방안 등 그간 정부가 제시해왔던 기름물가 안정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해법을 제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석유가격 비대칭성 여부를 점검한 결과 역시 문제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칭성 작업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최근까지 국제 원유가격과 내수 석유가격간 비대칭성 여부를 점검했는데 정유사 가격 결정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결국 원유가격이 내릴 때 정유사의 내수 석유 가격은 늦게 반영되고 원유가격이 오를때는 오히려 빨리 반영한다는 세간의 비대칭성 논란은 오히려 정부가 주도한 T/F를 통해 면죄부를 부여받게 된 셈이다.

하지만 대통령 까지 나서 국내 기름값이 묘하다며 정유사의 가격결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데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내수 석유가격 인상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T/F 논의 결과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상황을 정부가 선뜻 나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수차례 연기되고 있는 정부의 T/F논의 결과가 언제쯤 어떤 내용으로 발표될지에 세간의 주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29일 “현재 석유가격TF는 연구내용에 대해 최종 정리하는 단계이며 세부 내용은 추후 T/F 연구결과와 유가 안정화방안 발표시 연구에 참여한 교수진이 배석해 브리핑을 할 계획”이라고 발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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