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공장 가동 중단, 유가 ‘↓’ 역내 석유값 ‘↑’

원전 대체 발전, 천연가스 가격*수급 영향 줄 수도

일본 열도에 발생한 대지진 여파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식경제부가 1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후 지속되고 있는 대지진의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현 단계에서 일본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지난 1995년 1월 발생한 일본 고베 지진 당시 일본 GDP의 2.5%에 달하는 1400억불의 피해와 6400 여명의 사망 피해를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GDP 성장률이나 물가,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을 근거로 보수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일단 이번 대지진의 영향으로 인한 피해가 커진다면 실물경제 측면에서 산업시설 파괴로 인한 생산능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이 우려되지만 한편으로는 피해복구 투자 수요 증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산업 시설 파괴로는 도요타 부품 납품 업체와 직접적 지진 영향권에 들어있는 미야기현 현지 공장의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소니와 동북 지방에 위치한 6개 공장의 가동도 중단됐다.

정유업체로는 JX니폰오일앤드에너지 등의 가동이 멈췄다.

재정 분야에서는 피해복구를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 확대시 현재 어려운 상황에 있는 재정여건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 해 일본 국가 채무는 GDP 대비 181%에 달하는 868조엔에 달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11일 닛케이지수가 전일 대비 1.72% 하락했다.

◆ 세계 경제 미치는 파장 제한적일 듯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경제의 피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본의 세계경제 내 비중이 세계 GDP의 8.7%에 수준에 달하고 부품․소재 공급기지로 중요해 단기적인 생산 차질 소지가 있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요 둔화가 우려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해 복구를 위한 투자수요 증대가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국제유가는 일본의 원유 수입수요 감소, 세계경제 회복 둔화 우려 때문에 하락 압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되고 있다.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지진 발생 직후 아시아 증시․EU 증시 등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후 미국 증시는 큰 영향 없이 상승세로 마감됐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지 진출 국내 기업의 대부분은 생산시설 보다는 지상사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

피해가 집중된 센다이 부근 진출 기업은 롯데, 진로 등으로 정확한 피해를 집계 중이지만 롯데상사의 경우 보험가입으로 피해가 없고 진로 재팬도 주류재고가 일부 손실됐지만 큰 피해는 없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생산법인 중에서는 포스코가 요코하마 공장에 약간의 지반 침하로 경미한 손실이 발생한 정도다.

◆ 일본 원유 수요 감소로 유가 하락 전망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하데 태평양 연안에 인접해 있는 일부 에너지시설과 산업시설에 가동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860만 kW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평양 연안 원전 10기 가동이 중단됐고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로 부상자 발생 및 방사능 유출 사고가 확산되고 있다.

또 지바현의 코스모오일 정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JX Nippon Oil의 센다이, 기시마, 네기시 등 3개 시설의 가동이 일부 또는 전체 중단되면서 하루 140만 배럴 규모의 생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세계 제3위의 석유소비국으로 하루 44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중이다.

이와 관련 일본의 정제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는 국제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정제시설 피해로 일본의 석유제품 수입이 증가할 경우 역내 국제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데 일본 수출이 많은 국내 정유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화력 발전으로 대체하는데 따른 수급 영향도 정부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전력회사들은 원전가동 중단의 여파로 12일 한국가스공사에 가스발전용 LNG 물량 교환을 긴급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식경제부는 우리나라 도입 예정이었던 LNG 물량 일부를 일본에 우선 공급토록 지원할 예정으로 국내 수급에 영향이 없는 범위 안에서 3월말에서 4월까지의 물량을 우선 스왑 추진키로 결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충분한 스팟 물량 구매로 단기적인 수급불안은 없지만 원전복구 장기화시 LNG 발전수요 증가로 가격상승 및 물량확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LNG는 통상 85% 이상을 중장기 물량으로 조달하며 동절기 수요충족을 위해 한시적으로 스팟 물량을 구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정리되는 시점까지 지경부에 1차관을 반장으로 긴급대응반을 구성․운영하여 일일 상황 보고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산업‧무역‧에너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분석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업종별 협회․기업 등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일본 현지 기업의 피해 복구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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